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 원수와 반 카다피 시민군간 내전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터키가 제시한 협상 중재안이 제3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초안이 마련됐으며 다음 주 카타르에서 열릴 리비아 관련 국제회의에서 이 안의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또 카다피측과 시민군이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터키 정부는 최근 카다피 국가원수의 특사 자격으로 터키를 방문한 압델아티 알오베이디 리비아 외무장관과 시민군측 특사 무스타파 압델 잘릴을 잇따라 접촉, 양쪽의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도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심국가들도 확전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중재안의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터키 중재안의 뼈대는 ▦미스라타를 포함해 카다피가 포위한 시민군 거점 도시의 휴전과 정부군의 철수 ▦인도적 지원을 위한 안전 통로 설치 ▦정치적 개혁을 위한 협상 개시 등의 세 가지다. 그러나 중재안이 현실화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로이터통신은 7일 시민군의 아메드 바니 대변인이 "터키의 입장은 존중하지만 카다피가 퇴진하지 않는 어떤 안도 거부한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카다피의 끈질긴 저항과 국제 사회의 제한적 개입으로 리비아 내전은 당분간 지구전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미군 아프리카사령부의 카터 햄 사령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시민군이 카다피 국가원수를 축출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한 뒤, 사견임을 전제로 "지상군 투입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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