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KB국민은행 한국바둑리그에 출전하는 신안천일염, 한게임, Kixx, 포스코LED, 하이트,진로, 티브로드, 넷마블, 영남일보 등 8개팀 선수단 구성 작업이 시작됐다. 5일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라운지에서 2011시즌 바둑리그 출전 선수 사전 지명식이 진행, 총 48명의 바둑 리거 중 보호 선수와 자율 선수를 합해 모두 18명의 소속팀이 결정됐다. 나머지는 오는 25일 개막식을 겸한 선수 선발식에서 정해진다.
○●… 확실한 주장감은 이세돌 최철한 박정환 뿐이다
보호 선수란 쉽게 말해 작년에 자기 팀이었던 선수 가운데 쓸 만한 인재를 올해도 계속 붙잡아 두는 제도다. 한 팀에서 두 명까지 보호 선수를 지명할 수 있다. 전기 우승팀 신안천일염이 이세돌(1지명), 한상훈(3지명), 하이트진로가 최철한(1지명) 이원영(5지명), Kixx가 박정환(1지명) 홍성지(4지명), 포스코LED가 백홍석(3지명) 온소진(4지명), 영남일보가 강유택(2지명) 박정상(3지명)을 각각 보호 선수로 지명했고 한게임과 티브로드 넷마블은 아예 보호 선수를 한 명도 지명하지 않았다. 기존 멤버 중에는 쓸 만한 선수가 한 명도 없다는 뜻이다.
보호 선수 지명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건 각 팀 주장(1지명 선수)의 거취다. 주장은 팀의 얼굴이자 최강자로 실질적으로 주장의 성적에 따라 팀 성적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작년에 각팀 주장을 맡았던 선수 가운데 보호 선수로 지명된 건 이세돌(신안천일염), 최철한(하이트진로), 박정환(Kixx) 뿐이다. 감독들이 보기에 국내 기사 가운데 확실한 주장감은 이들 톱 랭커 세 명 뿐이라는 얘기다. 이 밖에 이창호, 박영훈, 김지석, 강동윤, 목진석, 허영호는 모두 보호 대상에서 제외돼 25일 열리는 드래프트 시장에서 새로운 팀으로 팔려가게 된다.
○●… 넷마블, 이창호를 보호선수서 제외 눈길
이번 사전 지명식에서는 특히 이창호의 거취가 관심거리였다. 이창호는 작년에 넷마블팀 주장(1지명 선수)으로 활약했지만 올해는 랭킹이 9위로 밀려났기 때문에 바둑리그 운영규정상 넷마블에서 보호 선수로 지명하면 2지명 선수가 될 수 밖에 없다. 천하의 이창호를 2지명 선수로 보유할 수 있다면 팀으로선 괜찮은 장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마블은 보호선수를 한 명도 지명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일반의 예상과 달리 천하의 이창호를 2지명선수로도 쓰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유를 묻자 양건 감독은 “노 코멘트”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넷마블이 이창호를 정말로 버린 게 아니라 오히려 최고 인기 기사 이창호를 계속 주장으로 기용하기 위해 편법을 쓴 것이라는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일단 이창호를 보호 선수에서 제외시켜 2지명이라는 족쇄를 풀어준 다음 드래프트 시장에서 다시 1지명 선수로 선택한다는 시나리오다. 이창호가 최근 성적은 신통치 않지만 아직도 바둑팬들에게 인기 최고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다. 25일 열리는 최종 선수 선발식에서 넷마블의 양건 감독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
●○… 새내기 나현 김동호 자율선수로 깜짝 발탁
자율 선수는 본선 시드가 주어지는 랭킹 24위 밖의 기사 중에서 각 팀이 차례로 한 명씩 고를 수 있다. 티브로드가 맨 먼저 고근태를 뽑았고 넷마블 김형우, 한게임 이태현, Kixx 박승화, 포스코LED 김정현, 하이트진로 안성준, 영남일보 나현, 신안천일염 김동호 순으로 지명됐다. 각팀 감독들은 올해도 역시 입단한 지 얼마 안 된 신예 기사들을 선호했다.
특히 영남일보는 한국기원 소속 남자 기사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나현(16•충암고1) 초단을, 신안태평천일염은 지난해 5월 입단하자마자 제 6기 원익배 십단전과 제 30기 KBS바둑왕전 본선에 진출한 김동호 초단(20)을 선발해 눈길을 끌었다.
○●... 조훈현 유창혁, 올해 바둑리그서 볼 수 없을 듯
바둑리그 터줏대감이었던 조훈현과 유창혁의 모습을 올해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랭킹이 낮아 본선 시드를 받지 못했고 보호 선수나 자율 선수로도 지명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기회는 11일부터 열리는 예선전뿐인데 조훈현은 이미 예선 불참을 통보했고 유창혁도 요즘 성적으로 미루어 예선 통과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바둑리그가 해를 거듭할수록 팀간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노장기사들의 설 땅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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