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 등에서 여러 아티스트를 봤지만, 한국이 그중 최고인 것 같습니다."
미국의 유명 뮤지션이자 음반 프로듀서인 퀸시 존스가 K-POP에 대해 극찬을 쏟아냈다. 한국을 처음 찾은 그는 8일 서울 상암동 CJ E&M 미디어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며칠간 타이거JK와 YG 소속 가수, 보아 등 뮤지션과 프로듀서 등을 만나며 한국 음악을 접했는데 정말 인상적이고 훌륭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재즈, R&B 등에서 한국의 음악성이 미국 시카고와 비슷하다고 느꼈다"며 "한국의 음악에는 한(恨)이 서려 있다고 하는데, 한국은 창의성과 음악적 혼이 충분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퀸시 존스는 마이클 잭슨의 앨범 '스릴러(Thriller)'를 비롯한 음반 프로듀싱과 연주 등으로 그래미상 후보에 79회나 올랐고 27회 수상했다. 1980년대에 세계적 뮤지션들이 대거 참가한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CJ E&M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방한은 그가 지난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평소 친분이 있는 이미경 CJ 부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음악과 문화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한 것이 계기가 됐다.
퀸시 존스는 K-POP에 대해 "서구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한국 아티스트들은 음악의 본질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열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전에 한국이 넘어서야 할 장벽이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현재 불법복제로 인해 세계 음반산업이 총체적인 위기에 빠져 있다"며 "뮤지션이 자신의 작업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하는데, 한국에서도 아이디어가 있으면 전해달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선 대중음악 프로듀서의 역할에 대한 퀸시 존스의 생각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그는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프로듀서는 아티스트뿐 아니라 영화감독이 촬영감독 등과 그러듯이 엔지니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교감을 나눠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음악은 곧 삶"이라는 말로, 음악에 대한 열정을 표현했다. "제 음악적 영감은 가족, 친구 등과 엮어가는 삶 자체에서 얻습니다. 예전 저의 스승이 '인간 퀸시 존스를 능가하는 음악을 만들 수는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바로 그런 의미였지요."
퀸시 존스는 지난 5월 방한해 대금독주 사물놀이 등 국악 공연, 홍익대 앞 클럽 탐방 등 다양한 한국문화 체험을 했다. CJ E&M 측은 "퀸시 존스가 이번 방한을 계기로 글로벌 프로젝트의 길이 열리길 바란다는 기대를 표시했지만 구체적으로 협의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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