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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미술시간에 가르쳐주지 않는 예술가들의 사생활'

입력
2011.04.08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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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간에 가르쳐주지 않는 예술가들의 사생활/엘리자베스 런데이 지음

/에버리치홀딩스 발행·448쪽·1만5,800원

책은 네덜란드 작가 얀 반에이크(1385~1441)부터 빈센트 반 고흐(1853~90)를 거쳐 현대미술의 대가 앤디워홀(1928~87)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 거장 35명의 사생활을 미주알고주알 까발렸다. 이들의 작품 가치가 곧 그들의 삶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기 마련이지만 그들도 분명 매한가지 인간이었을 터. 저자는 그런 예술가들의 사생활을 통해 좀더 작품을 날카롭게 분석하고자 시도했다.

책 내용은 다소 곤혹스럽다. 책에 따르면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은 조강지처를 두고 끊임없이 바람을 피웠으며 끝내 나이 70세가 넘어서야 결혼식을 올렸다. 인상주의 대가 에두아르 마네(1832~83)는 비판적 평론을 쓴 평론가와 결투를 벌였고, ‘피에타’와 ‘다비드’를 조각한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1475~1564)는 금욕주의를 주장하며 씻지도, 성관계도 맺지 않았다. 법원 관리로 일했던 앙리 마티스(1869~1954)는 일이 지겨워 창가에서 콩알 총이나 씹어 뭉친 종이 공을 쏘아 행인을 괴롭히며 놀았다. 20세기 근대회화의 아버지 폴 세잔(1839~1906)은 남이 자신의 신체를 만지는 것을 극도로 꺼렸고, 술을 좋아했던 미국 추상화가 잭슨 폴록(1912~56)은 술을 먹고 성추행을 하는가 하면 형의 그림을 도끼로 망쳐 놓거나 달려오는 차에 뛰어들기도 했다.

얼토당토않은 주장 같다. 하지만 예술가들의 사생활에 관한 소문과 의혹, 진실이 뒤범벅돼 머릿속을 헤집는다. 그러면서 이제껏 알려졌던 ‘모나리자’ ‘올랭피아’ 등 작품에 재미가 얹어진다. 물론 책을 100% 다 믿을 순 없다. 간혹 저자의 과도한 의혹 제기와 주장이 걸리기도 하지만 이 역시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해석의 한 방편이라고 덮어 두자. 또 책에 실린 무성의한 삽화도 아쉽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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