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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희망을 찾는가' 아름다운 삶에 대한 열정…'대안 노벨상' 수상자들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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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희망을 찾는가' 아름다운 삶에 대한 열정…'대안 노벨상' 수상자들의 대화

입력
2011.04.08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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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찾는가/게세코 폰 뤼프케 지음·김시형 옮김/갈라파고스 발행·360쪽·1만6,000원

인류에게 희망은 있는가? 있다면 어디? 획기적 신물질이나 새 품종을 찾는 현미경의 대물렌즈 아래에? 근대의 획기적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향상, 국부 창출에 기여해 온 기업 총수의 머릿속에? 희망의 끝이 행복이라면 행복은 또 어디 있는가? 멀리 있던 행복이 이제 저만치 보일 법도 하건만 여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이 길을 더 서둘러 가야만 하는 걸까? 혹시 다른 길은 없을까?

인류에게 저 근원적 질문을 던지고, 어렵지만 성실히 다른 길을 탐구해 온 이들이 뜻밖에 적지 않다. 이 책이 전하는 것도 그런 이들의 삶과 가치 이야기다.

1980년 스웨덴의 우표수집가 야코프 폰 윅스퀼이 자신이 모은 값진 우표들을 몽땅 판 돈으로 작은 상 하나를 만들고, '바른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s)'이라 이름을 붙였다. 인권, 환경보호, 지속가능 발전, 평화, 가난 추방, 부정 타파,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주자는 취지였다. 그는 노벨재단에 취지를 밝히며 환경ㆍ인권상 제정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고, 그해 12월 난방조차 안 되는 체육관을 빌려 첫 번째 시상식을 열었다.

30년을 지내 오는 동안 이 상의 가치는 새로운 희망을 갈망하는 인류에게 그 자체로서 희망의 씨앗이자 씨앗들의 거름이 됐고, '대안 노벨상(Alternative Nobel Prize)'이라 부르며 이 상의 가치를 노벨상 위에 얹는 이들도 생겨났다.

다툼을 없애려면 인간의 기본적 욕구부터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갈등 지역을 누비는 실천가 요한 갈퉁(노르웨이)과 맨발의 경제학자 만프레드 막스 네프(칠레), 전통과 공동체적 가치를 유린하며 생명공학 특허권을 휘두르는 대기업에 맞서 온 인도의 물리학자 반다나 시바, <오래된 미래> 의 저자이자 세계화의 획일적 질서의 폭력성을 고발해 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미국) 등이 이 상을 탔고, 2003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사회정의와 책임감에 기초한 광범위한 개혁 프로그램을 추진한 공로"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책은 수상자들이 2005년 3월 괴테연구소가 '대안, 다른 세계화를 꿈꾸며'라는 표제로 독일 뮌헨에서 연 토론회에 참석, 연설하고 토론하고 인터뷰한 내용을 묶은 것이다. "길은 아는 사람은 결코 지치지 않아요." 저렇게 서로 격려하며 함께 하는 삶에 대한 그들의 아름다운 열정과 희망에의 신념이 책에는 빼곡하게 담겨 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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