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제주 빗물에서 방사성요오드(I_131)가 처음으로 2Bq(베크렐)이 넘게 나왔고 방사성세슘(Cs)도 최초로 검출됐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6일 오후 10시~7일 오전 3시 제주에 내린 빗물을 두 차례 채취해 분석한 결과, I_131 Cs_137 Cs_134가 각각 리터당 최대 2.77, 0.988, 1.01Bq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전국 12개 지방방사능측정소에서 5일 오전 10시~6일 오전 10시 대기를 채집해 검사한 결과, 12곳 모두에서 Cs가 나왔다. 지금까지 Cs는 몇몇 측정소에서만 검출됐었다. I_131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12곳에서 모두 나온 가운데 농도가 훨씬 높아져 전북 군산시에서는 처음으로 ㎥당 3밀리베크렐(mBq)을 넘겼다.
빗물과 대기에 섞인 방사성물질은 인체에는 영향이 없는 미미한 수준이다. 윤철호 KINS 원장은 “이 빗물과 같은 농도의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물을 하루에 2리터씩 2년 반 동안 마시면 X선을 한 번 촬영하는 것과 같은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극미량이라도 4일 제주에 내린 빗물의 I_131 농도(0.357Bq)와 비교하면 7배 이상이다.
기상청은 일본 남동쪽에 있는 이동성고기압 때문에 6~8일 후쿠시마 부근 오염 대기가 한반도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가 6일 이동성고기압의 빠른 이동을 이유로 이를 철회했지만 방사성물질 검출량 증가로 설득력을 잃게 됐다. 제주는 남서풍이 유입되는 첫 관문이다.
이에 대해 김승배 기상청 대변인은 “후쿠시마 부근 대기가 직접 들어온 건 아니라고 본다”며 “편서풍을 타고 지구 전체에 퍼진 방사성물질이 동중국해 위에 떠 있다가 역시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들어온 영향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원장도 “제주 지역의 환경방사선준위(대기 중 총 방사선량)가 비가 오는 시점에 약간 상승했으나 이는 보통 때도 나타나는 자연 현상으로 평상시 변동범위 이내였다”며 “남서 기류를 타고 방사성물질이 추가로 유입됐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7일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 “각 학교가 방사능 관련 휴업 또는 휴교를 할 경우 공신력 있는 전문 기관의 자료를 참고해 신중히 이뤄지도록 지도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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