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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불모지 타이베이 한국 '심청' 공연에 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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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불모지 타이베이 한국 '심청' 공연에 탄성

입력
2011.04.0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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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대만 타이베이(臺北)시 국가희극원 대극장. 유니버설발레단 창작 발레 ‘심청’의 2막 심청(황혜민 분)과 용왕(위쩡 분)의 파드되(2인무)에 객석에선 ‘와’하는 탄성이 새어 나왔다. 황씨는 한복 차림인데도 한 발을 뒤로 들어 균형을 잡는 아라베스크를 비롯한 정통 발레 동작을 훌륭히 소화했다.

대만 관객들이 다시 흥분의 도가니에 빠진 것은 3막. 왕비가 된 심청이 궁에서 벌인 맹인 잔치에서 아버지를 찾는 장면이었다. 모두 아이처럼 행복해 하며 박수를 보냈다. 맹인 역 무용수들의 익살스러운 춤 장면에서는 여기저기서 ‘키득키득’ 웃음소리가 터졌고, 왕(엄재용 분)과 심청의 달빛 속 파드되에서도 탄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전체 좌석 1,500석 중 93%인 1,400석이 팔려 흥행 역시 성공을 거뒀다. 발레단이 준비한 수백 권의 프로그램북과 DVD도 모두 동났다.

그러나 공연이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었다. 폭은 좁은 무대 때문에 무용수들은 충분히 뛰지 못했다. 1막 마지막 장면에서는 미끄러운 고무판 때문에 넘어지려는 황혜민씨를 이현준(선장 역)씨가 재치 있게 끌어안으며 위기를 모면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그동안 100% 자비로 해외 공연을 했는데 이번에는 초청 형식으로 돈을 받고 공연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5월 싱가포르, 7월 캐나다 벤쿠버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9월 일본 도쿄(東京) 등을 돌며 3년간 월드투어를 벌이는데 여기 드는 100억여원의 가운데 55%만 통일교재단에서 지원받고 나머지 비용은 초청자의 지원과 티켓판매 비용 등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한국 발레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대만의 현대무용가이자 공연기획자인 첸이시에(48)와 발레리나 출신의 쩌싱왕(43)은 9, 10일 영국 로열발레단, 미국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등 세계적 발레단을 초청해 벌이는 ‘세계발레스타 갈라’의 첫 공연으로 유니버설발레단을 초청했다. 쩌싱은 “첸이의 제자로 현재 유니버설발레단 소속인인 쉬화이량이 건낸 DVD를 보며 감탄한 것이 초청의 계기”라며 “대만에는 프로급의 발레단이나 아카데미가 없어 동양인도 발레를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유니버설발레단의 공연은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타이베이=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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