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는 잇단 학생 교수의 자살과 관련, 이번 주 초에 휴강을 하고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사태의 원인과 대책을 모색한다.
카이스트는 11,12일 이틀간을 애도기간으로 선포한다고 10일 밝혔다. 카이스트는 이 기간 동안 모든 강의를 중단하고 학과별로 교수와 학생간 대화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사제간 대화에는 내국인 학부생은 물론 대학원생과 외국인 학생들도 참여한다.
사제간 대화는 8일 보직교수 회의에서 결정됐고 서남표 총장이 학생들과의 대화시간에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제기간에도 대부분 강의를 진행하던 카이스트가 이틀간 전면 휴강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교수와 학생간 대화가 마무리된 뒤 12일 오후 6시부터는 창의관 터만홀에서 서남표 총장과 학생간 2차 대화의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카이스트는 또 15일 오전 7시30분 서울 강남 매리어트 호텔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최근 사태에 대해 논의한다. 18일 오후에는 서 총장이 국회 교육과학위원회에 출석, 카이스트 업무 및 현안을 보고하고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등 3개 교수단체는 10일 서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소위 서남표식 대학개혁이 젊은 학생 네 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담한 상황에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서 총장의 사퇴와 살인적 경쟁을 부추길 국립대 법인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우희종 민교협 상임의장(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은 "서 총장이 이번 사태 이후에도 징벌적 등록금제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의 태도를 보여 많은 교수들이 사퇴를 촉구하게 됐다"며 "카이스트 내부 문제를 들여다보니 법인화한 재단의 운영 체제 속에서 교수들이 불합리한 제도가 있어도 의견 개진을 못하는 등 일종의 법인화한 국립대의 문제가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서남표 총장의 '징벌적 차등등록금제'는 반(反)공익적 행위"라며 감사원에 카이스트에 대한 감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한편, 교과부는 카이스트 학생들의 잇단 자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전국 초중고교에 위기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청소년 자살 예방 및 신속 대응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10일 밝혔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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