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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해체운동 가속… 예장통합 교단 탈퇴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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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해체운동 가속… 예장통합 교단 탈퇴 움직임

입력
2011.04.07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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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권 선거 파문으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해체론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한기총 회원 교단들 사이에 탈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교단의 경북노회는 5일 한기총 탈퇴 헌의안을 채택했다. 한기총 소속 교단 노회로는 첫 번째 탈퇴 발의다. 노회는 장로교 교회들의 지역 기구로 노회가 채택한 헌의안은 9월 교단 총회에서 공식 안건으로 다뤄진다. 예장통합은 한기총에서 예장합동 다음으로 큰 핵심 교단이어서 탈퇴할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예장통합 경북노회에 속한 대구 만남의교회 현순호 목사는 “금권 선거와 정치 집단화로 타락한 한기총이 한국 교회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있어 탈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장로교의 또 다른 교단인 예장고신 내부에서도 탈퇴론이 높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예장고신 산하 단체인 학생신앙운동(SFC)은 이미 한기총 해체 운동 동참을 선언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남오성 사무국장은“현재 예장통합 노회 중 최소 3곳에서 탈퇴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예장통합은 전국에 66개 노회가 있으며 3, 4월 두 달 간 봄 정기회의가 진행 중이다.

한기총 탈퇴를 둘러싼 예장통합 교단의 입장은 11일 서울 연동교회에서 열리는‘한기총 사태 해결과 한국 교회 갱신을 위한 기도회 겸 공청회’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원로부터 소장파까지 예장통합의 주요 목회자들이 모여 한기총 해체와 관련된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기총은 국내 개신교계 최대 연합기구로 69개 교단, 19개 단체가 회원이다. 한기총을 비판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은 회원 단체 중 처음으로 지난달 31일 탈퇴를 선언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도 탈퇴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한기총 해체 운동은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개신교 시민 단체 모임인‘한기총 해체를 위한 기독인 네트워크’가 앞장서고 있다. 2009년 활동을 시작한 이 조직은 지난달 말부터 한기총 회원들에게 탈퇴 요청서를 보내고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토론회를 통해 해체 운동을 본격화했다. 토론회는 1일 서울, 4일 부산, 5일 대구에서 있었고 20일 인천 등으로 계속 이어진다.

이들은 한기총이 너무 타락해 더 이상 자정을 기대할 수 없다고 본다. 1일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정운형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장은 “한기총 예산에서 교단과 단체의 회비는 28.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대형 교회가 후원한 돈이어서 대형 교회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한기총의 부패는 해당자 몇 사람의 징계나 사퇴로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한편 한기총 회원 교단 중 가장 규모가 큰 예장합동은 아직 탈퇴론이 없다.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 판결로 대표회장 직무를 정지당한 길자연 목사는 이 교단 소속이다.

길 목사는 지난해 연말 한기총 총회에서 대표회장에 선출됐으나 금권 선거 논란이 불거지면서 분란이 계속됐다. 금권 선거를 폭로하고 나선 전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 등 한기총 대의원 16명은 길 목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법원은 “대표회장 인준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지난달 28일 직무를 정지시켰다. 현재 한기총은 법원이 선임한 김용호 변호사가 대표회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길 목사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소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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