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안정화작업을 진행중인 도쿄(東京)전력이 1호기 격납용기에 질소를 주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원자로 냉각작업 모드로 복귀했다고 NHK가 7일 보도했다. 지난 2일 2호기 취수구 인근 전기케이블 보관시설에 생긴 틈으로 고농도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되는 것을 발견, 이를 막기 위한 작업에 전념하는 사이 원자로의 상황은 조금씩 악화했다. 원자로에 질소를 주입하는 것은 그만큼 수소폭발 위험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30분부터 시작된 1호기 질소주입은 엿새 가량 계속되며, 주입량은 6,000㎥이다. 하지만 질소주입으로 인해 원자로를 감싼 격납용기 내 고농도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수증기가 배관 등을 통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위험에도 질소 주입을 서두르는 것은 핵연료가 녹고 있는 1호기 원자로의 상태가 개선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측정된 격납용기의 방사선량은 통상 운전시의 10만배이며, 이후 연료봉이 계속 노출돼 이미 연료봉의 70%가 손상됐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격납용기내 압력을 체크하면서 신중을 기해 질소를 주입하고 있다"며 "연료봉 손상이 진행중인 2,3호기에도 질소주입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첨단 장비도 현장에 속속 들어올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수소폭발로 건물 천장이 무너진 4호기 사용후 연료수조의 상황파악을 위해 내주부터 미국산 소형 무인항공기 T-호크를 투입한다고 7일 밝혔다. 이 곳에는 1만개가 넘는 사용후 연료봉이 보관돼있어 작업인력의 접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T-호크는 미군이 이라크 등에서 정찰활동에 사용하는 장비. 수직이동은 물론 장애물을 피해 원하는 지역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본 정부는 또 후쿠시마 제1원전 상황관측을 위해 프랑스 엘립스사가 제작한 무인 소형 헬기를 긴급 공수키로 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7일 보도했다. 이 헬기는 방사선 센서, 원자로내부 온도측정을 위한 적외선 센서, 카메라 등을 탑재,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해 원격 조종이 가능하다.
한편 도쿄(東京)신문은 7일 2호기 전기케이블 보관시설 내 고농도 오염수의 바다유출을 막은 고화제가 최악의 바다오염을 막는 일등공신이 됐다고 상세히 소개했다. 물유리라고도 불리는 고화제는 규산나트륨이 주성분이며 투명하고 접착성이 강한 액체로 터널이나 수도 등 토목건설은 물론 비누첨가제, 접착제, 종이, 잡지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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