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때문에 바다로 흘러나간 방사성물질이 태풍이 자주 발생하는 6월 한반도 해역으로 직접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홍철훈 부경대 해양생산시스템관리학부 교수가 지적했다. 태풍으로 인해 일시적이고 규모는 작지만 일본 남동쪽 바다에서 한반도로 향하는 강력한 해수 흐름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연안제트류와 켈빈파다.
초여름 남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은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기류를 몰고 일본 쪽으로 올라온다. 태풍이 일본 남동해안 부근에 도달하면 연안을 따라 동에서 서로 움직이는 빠른 흐름이 생긴다. 이게 연안제트류다. 연안제트류는 태풍이 육지로 다가올수록 속도가 빨라진다. 태풍 상륙 직전 속도는 최대 초당 약 2~3m다.
바다 위에 생긴 태풍은 바닷물을 태풍 중심으로 끌어당긴다. 때문에 태풍 중심 아래 바다는 수위가 높아지고, 일본 쪽 바다는 낮아진다. 태풍의 중심이 남태평양에서 일본 쪽으로 이동하는 동안 해수면 높이 차이 때문에 바닷물의 움직임이 생기는데 이게 바로 켈빈파다. 연안제트류처럼 보통 동에서 서 방향이다.
켈빈파는 두 종류다. 태풍이 물을 끌어올린 직후 생기는 건 외부켈빈파. 시속 약 700km로 쓰나미와 비슷한 엄청난 속도다. 일시적으로 해수면 높이가 달라지면 바닷물의 밀도도 차이가 생긴다. 이 차이가 내부켈빈파를 만든다. 외부켈빈파를 곧바로 뒤따라 가는 내부켈빈파는 초당 약 2~3m로 움직인다.
홍 교수는 "외부켈빈파가 한반도 연안까지 오는 데는 수시간~하루, 내부켈빈파가 오는 데는 수일이 걸린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느린 내부켈빈파는 물질수송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련 연구기관에선 대부분 대만에서 일본을 거쳐 태평양으로 나가는 쿠로시오해류가 서에서 동으로 흐르기 때문에 일본 오염 해역의 방사성물질이 바다를 통해 직접 한반도로 들어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오염된 해수가 태풍 발생 시기 전까지 정화되지 않는다면 연안제트류나 켈빈파의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 큰 흐름만 보고 안심 말고 작은 흐름까지 놓치지 말자는 얘기다.
임소형 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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