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반 변화 욕구 확인'철새' 공격 의미 안 둔다김해을 단일화 고무적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6일 오후 손에 휴대전화기를 들고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민주당 후보 사무실로 들어섰다. "이번 주말 김해와 강원도 중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 보좌진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었다. 자신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분당을 선거뿐 아니라 당 대표로서 강원지사 선거와 김해을 국회의원 선거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손 대표는 요즘 1인3역을 해내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분당에서 민심 이반도 확실히 보인다"면서 "이명박 정부에 실망하고 자존심마저 상한 중산층이 변화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_분당을 출마 선언 당시 "모든 것을 건 승부사처럼 외롭게 보였다"는 평가가 있었다. 지금 심정은.
"그 때나 지금이나 달라질 게 있겠느냐. 마찬가지다."
_출마를 결심하기까지 당내 혼선도 있었는데.
"출마를 요구했던 사람들이 나를 사지(死地)로 몰아넣으려 했겠느냐. '당을 위해서 분당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충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한다. 당 대표로서 다른 지역 선거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시대적 흐름에 맞는 참신한 인물을 내놓으려 했지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았다. 당 대표가 나서 중산층의 대표 도시에서 민주당이 변화를 선도해야겠다는 의지로 (출마를)결심했다."
_여론조사는 박빙으로 나오고 있다. 필승 카드가 있는가.
"판세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나에게 카드라는 개념은 없다. 그냥 낮은 자세로, 열과 성을 다해 한다는 것밖에 없다."
_분당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텃밭이다. 요즘 표심의 흐름이 어떻게 되고 있는가.
"분당은 대표적인 중산층의 도시다.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중산층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중산층의 몰락 정도는 아니지만 중산층의 상실감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었다. 중산층이 1987년 6월 항쟁을 이끌었던 것처럼 분당에서 중산층의 변화 의지와 진보 성향을 확인해 보겠다."
_중산층 표심을 잡기 위해 올인하는 이유는.
"유신체제의 민주화 운동과 광주항쟁 등을 거치면서 민중이 그토록 투쟁했지만 실제 민주화는 중산층이 길거리에 나선 87년 6월 항쟁을 거쳐 이뤄졌다. 지금 또 다시 변화가 필요한 때다. 그 변화는 통합과 복지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고위층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 정신을 가진 중산층이야말로 통합의 에너지를 갖고 있다. 자신의 행복에만 안주하지 않고 자기 희생을 주저하지 않는 중산층 정신을 되살리는 게 분당 선거의 핵심이다."
_민주당이 중산층의 대변자라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서민과 중산층의 대변자로 자처해 왔다. 하지만 중산층 가운데서도 특히 상류 중산층은 우리 편이 아니라고 미리 포기한 측면이 없지 않다. 중산층 스스로 변하고자 하는 마당에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변화를 선도해야 하는 것이 민주당의 당면 과제다."
_한나라당 후보인 강재섭 전 대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강 전 대표나 정운찬 전 총리나 다 훌륭한 분들이다."
_손 대표의 탈당 및 지역구 옮기기 경력 때문에 '철새 정치'라는 공격을 받고 있는데.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있겠는가."
_강원지사 선거 상황이 야권에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다 잘 될 것이다. 모레 강릉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강원도가 변방이고 낙후됐다고 하는 인식을 변화시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게 과제다."
_김해을 지역에서는 야권후보 단일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데.
"민주당 곽진업 후보가 대승적 차원에서 여론조사 단일화 방안을 수용했다. 민주당은 충분한 명분과 정당성에 따라 국민참여 경선을 주장했었지만 국민참여당이 이를 받아 들이지 않자 곽 후보가 단일화라는 대의를 좇아 희생하겠다고 한 것이다."
_김해을 단일화 문제와 관련 "민주당이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해 온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정당당이 노무현 정신이다. 희생과 양보의 정신이 반드시 이기리라고 본다. 노무현의 희생과 양보의 정신이 요구되는 때다."
_4 ∙27 재보선 전체의 판세를 어떻게 보는가.
"선거에서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 승리를 미리 점치는 것은 좋은 자세가 아니다."
성남=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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