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 두루마리 휴지보다는 하얀 휴지에, 좀 더 하얗게 때를 빼 준다는 세제에 손이 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하얀 것은 모두 깨끗한 것일까. 7일 밤 11시 10분에 방송하는 EBS '하나뿐인 지구'는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해 있는 '형광증백제'의 문제점을 살폈다.
형광증백제는 종이나 섬유를 미백하기 위해 첨가되는 표백제 성분으로, 실제 찌든 때를 빠지게 하지는 않는다. 푸른색에 민감한 우리 눈의 특성을 이용해 단순히 눈속임 효과를 유발할 뿐이다. 게다가 피부에 닿았을 때 아토피 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옷, 휴지, 종이 등에는 모두 형광증백제가 쓰인다. 그만큼 생활 전반에 침투해 있다. 몇 해 전 유해성 논란이 일면서 한동안 퇴출되는 듯 했지만, 여전히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에서 형광증백제가 검출되고 있다. 하지만 규제나 기준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형광증백제로 인한 피해가 문제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인체에 유해하다는 임상실험 결과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삶거나 빨아도 형광증백제가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이 물질이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두통 등을 유발한다는 것. 제작진은 실제 한 가정집의 일상생활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형광증백제에 어느 정도로 노출되어 있는지 살펴봤다.
친환경, 무형광 표시를 따져가며 형광증백제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은 여전히 하얀 것이 깨끗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있다. 제작진은 소비자들이 이런 선입견을 우선 바꿀 것을 제안하는 한편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도 화학물질인 형광증백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건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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