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전문 바리스타처럼 손쉽게 최고급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습니다.”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로스 가타(Ross Gatta) 한국네스프레소 사장에게 회사 설명을 요청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최상위 1% 원두로 만든 캡슐커피와 편리한 커피머신이 어우러지면 언제 어디서나 ‘진정한 커피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였다.
최근 우리 주변에선 1컵 분량의 에스프레소 커피가 캡슐 안에 진공포장돼 있는 캡슐커피와 이 캡슐을 넣고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커피가 추출되는 커피머신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시장 규모도 지난해에 이미 1,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캡슐커피라는 용어가 등장한 건 2007년 12월 네스프레소의 진출 이후다. 불과 3년 만에 어엿한 하나의 시장이 형성된 셈이다.
“외국에 사는 지인들이 서울에 올 때면 하나같이 ‘커피향이 난다’며 깜짝 놀랍니다.” 우리나라 커피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가타 사장의 답변은 이렇게 시작됐다. 차(茶) 문화가 일반화한 다른 아시아권 나라들과 달리 거리 곳곳에 커피전문점이 넘쳐나고 심지어 커피껌까지 팔릴 만큼 커피가 일상생활의 한 축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믹스커피 시장은 1조원을 넘어설 만큼 탄탄하고, 스타벅스를 필두로 한 수많은 국내외 브랜드 커피전문점 매장들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네스프레소가 시장을 더 넓히기엔 쉽지 않은 구조다. 그런데 가타 사장은 “새 카테고리가 들어설 여지는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무엇보다 한국 소비재 시장에서 프리미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에 주목했다. 사실 최근 몇년 새 상당수 식음료 업체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다름아닌 프리미엄 제품 생산이다. 이는 동시에 “자기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가타 사장은 “이들 요소가 세련미와 편리함을 매개로 결합하면 하나의 트렌드가 된다”고 말했다. 네스프레소의 경우 최상위 1% 원두만을 사용하는 프리미엄 제품, 개성과 취향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는 16종의 그랑 크뤼(Grand Crus) 캡슐커피, 작동방식이 간단하면서도 세련미 넘치는 커피머신 등 3박자를 갖췄고, 이로 인해 자사의 캡슐커피를 마시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네스프레소 내에선 “유럽이 20년 동안 이룬 성장을 한국에선 3년 만에 일궈냈다”는 평이 나올 만큼 한국네스프레소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라고 한다. 1986년 캡슐커피를 신성장동력으로 상정한 네슬레의 자회사로 출발한 네스프레소는 매년 30% 가까운 성장세를 보여왔는데, 지난 3년간 한국네스프레소의 매출 신장률은 이를 두 배 가량 웃돌면서 시장 진출 10년이 넘은 일본을 거의 따라잡았다.
이는 네스프레소 본사가 6일 신제품 커피머신 ‘픽시’의 전 세계 동시 출시 대상국에 한국을 포함시킨 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제품은 크기가 이전에 비해 작아졌지만 커피 추출시간 단축, 물 부족 여부 자동알림, 소비전력 최소화 등 기능은 더 강화됐다.
가타 사장은 “픽시는 스마트, 혁신, 세련 등의 단어 모두가 어울리는 새로운 커피머신”이라며 “신제품 출시와 함께 한국네스프레소의 캡슐커피가 프리미엄 커피의 대중화를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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