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급한 불은 껐다. 일본 도쿄(東京)전력은 6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2호기 부근 전력케이블 시설에서 새나오던 고농도 오염수 바다 유출이 멈췄다고 발표했다. 오염수가 새는 것을 인지한 지 4일 만이다. 균열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 고분자 폴리머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지만 잇따라 실패한 뒤 5일 특수 약제(고화제)를 주입해 이날 오전 5시38분 오염수가 더 이상 바다로 흐르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제1원전 주변 바다를 오염시키는 원인이 이 곳 외에도 여러 개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도 "다른 곳에서 고농도 오염수가 유출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원자로에 고인 6만톤에 달하는 오염수를 외부에 안전하게 옮겨담는 일이 난제다. 도쿄전력은 수증기를 냉각시키는 복수기와, 원자로 외부의 폐기물집중처리시설에 오염수를 저장할 계획이다. 복수기는 1호기 1,600톤, 2,3호기는 각각 3,000톤을 담을 수 있다. 당초 저농도 오염수를 담아두었던 1~4호기 폐기물집중처리시설도 3만톤의 여유가 있다. 여기에 도쿄전력은 가설탱크를 설치, 2만7,000톤의 공간을 확보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시즈오카(靜岡)시의 대형 부유식 해양구조물 메가플로트도 포함된다. 길이 136m, 폭 46m, 높이 3m에 달하고 인공섬으로 불리는 이 시설은 최대 1만톤의 물을 담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시설은 5일 오후 시즈오카 시미즈(淸水)항을 출발, 요코하마(横浜) 조선소에서 수리를 거쳐 16일에나 후쿠시마 앞바다에 도착할 예정이다.
연료봉 냉각과 관련해서는 도쿄전력은 1~3호기의 원자로 건물밖에 새로운 냉각장치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6일 보도했다. 전력만 복구되면 가능할 것으로 여겼다가 오염수 때문에 늦춰지고 있는 기존 냉각시스템 가동에 대한 대안이다. 방사선량이 낮은 건물 외부에 냉각장치를 설치하면, 오염수 누출이나 인부들의 피폭 위험이 적고 기존 설비를 복구하는 것보다 시간이 덜 걸릴 것으로 도쿄전력은 판단하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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