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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대표 독설 감독이 외쳤다 "그레이트, 행크 콩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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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대표 독설 감독이 외쳤다 "그레이트, 행크 콩거"

입력
2011.04.0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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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6월 17일(이하 한국시간),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을 받은 한국계 포수 최현은 계약금 135만달러에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식은 최현의 부친 최윤근씨와 에이전트, 포수 출신의 마이크 소시아 감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열렸다.

당시 18살 소년 최현은 이튿날 곧바로 빅리거의 꿈을 안고 루키 리그 팀이 있는 애리조나로 떠났다. 최현은 루키 리그와 마이너리그의 각 클래스를 거치며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매년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으로 꼽혔고, 지난해 마이너리그 올스타전인 퓨처스게임에서는 대형 홈런을 쏘아올리며 MVP도 수상했다. 그러나 빅리그 무대를 밟기까지는 4년 3개월이 걸렸다.

최현은 지난해 9월 12일 시애틀전에서 마침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경기 후반 4번 마쓰이 히데키의 대타로 출전, 삼진을 당하며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 시즌 성적은 13경기에서 홈런 없이 1할7푼2리(29타수 5안타 5타점).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2할3푼1리(39타수 9안타) 1홈런 6타점에 그쳤으나 입단 때부터 그를 눈여겨봤던 소시아 감독은 개막 로스터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최현은 개막 후 4경기에서 내내 벤치만 지켰다.

기회는 마침내 찾아왔다. 소시아 감독은 1승3패로 처진 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6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최현을 과감하게 선발 포수 겸 8번 타자로 출전시켰다. 스위치 히터인 최현은 첫 타석에서부터 감독의 기대에 100% 화답했다.

팀이 3-0으로 앞선 2회초 선두 타자로 왼쪽 타석에 들어선 최현은 볼카운트 1-0에서 탬파베이 선발 제프 니만의 바깥쪽 높은 82마일(132km)짜리 스플리터를 잡아 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빅리그 데뷔 후 30타수 만에 터진 마수걸이 홈런포. 이후 타석에서는 4회 2루 땅볼, 6회 우익수 플라이, 9회 삼진으로 물러나며 4타수 1안타(0.250) 1타점을 기록했다.

에인절스는 우완 에이스 제러드 위버의 6과3분의2이닝 1실점 호투와 최현의 홈런포 등을 묶어 5-3으로 승리했다. 최현은 경기 후 "니만의 볼은 체인지업이었는데 제대로 방망이에 걸렸다.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도는 기분은 짜릿했다"며 "우리는 오늘 꼭 승리가 필요했다"고 빅리그 첫 홈런의 소감을 밝혔다.

올시즌 첫 포수 마스크를 쓴 최현은 수비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최현과 호흡을 맞춘 선발 위버는 "상대 타자를 속이는 재치, 강약을 조절하는 볼배합, 수비 모두 좋았다"며 "행크가 오늘 정말 잘 해냈다. 그는 앞으로 빅리그에서 오랫동안 활약하며 훌륭한 포수로 성장할 것(Deception, changing speeds, and good defense. that's what it's all about. Hank did a great job. He's going to have a long, great career)"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평소 선수 칭찬에 인색한 소시아 감독도 포수로서 최현의 능력을 높이 샀다. 소시아 감독은 "위버와의 호흡이 매우 좋았다. 최현이 오늘처럼만 한다면 앞으로 출전 기회가 크게 늘 것(He did a great job working with Weav. If he keeps catching like that, no doubt he's going to get a lot of playing time)"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에인절스 홈페이지는 이날 경기 내용을 전하면서 최현의 홈런 소식(Catcher Hank Conger launched the first Major League home run of his career in his first at-bat of the season)을 가장 먼저 알렸다. 또 최현의 미국 이름 행크 콩거는 '홈런왕' 행크 애런의 열렬한 팬이었던 할아버지가 붙인 것(Conger--nicknamed Hank by his grandfather, a Hank Aaron fan)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현은 '역사적인' 빅리그 첫 홈런 공을 부모에게 선물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의 아버지 최윤근씨는 캔자스시티와의 개막 원정 3연전까지만 동행한 후 집으로 돌아가 아들의 홈런 장면을 지켜보지는 못했다.

LA 에인절스의 올시즌 팀 연봉은 1억3,850만달러(약 1520억원)로 빅리그 30개 팀 가운데 상위권(4위)이다. 선수들의 평균 연봉도 447만달러(약 50억원)나 된다. 최현의 올시즌 몸값은 빅리그 최저인 41만 4,000달러에 불과하다. 팀내 최고 연봉자인 버논 웰스(2,618만달러)와 비교하면 60분의1도 안된다.

그러나 최현은 앞서 마이너리그의 힘든 시절을 이겨내고 '연봉 대박'을 터트린 추신수를 롤 모델로 삼아 오늘도 묵묵히 '마이 웨이'를 가고 있다.

■ 최현은

●생년월일 1988년 1월 29일

●출생지 워싱턴주 페더럴웨이

●출신교 헌팅턴비치 고교

●드래프트 순위 1라운드 25번

●입단 2006년 6월 LA 에인절스

●계약금 135만 달러

●신체조건 185cm, 100kg

●유형 우투양타(스위치 히터)

●빅리그 데뷔 2010년 9월 12일 시애틀전

●메이저리그 성적

14경기 33타수 6안타(0.182) 1홈런 6타점

●2011시즌 연봉 41만4,000달러

●마이너리그 주요 경력

2010년 퓨처스게임 올스타

2009년 마이너리그 떠오르는 스타

이승택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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