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75회를 맞는 '명인들의 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 개막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 골프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마스터스대회는 7일 오후(한국시간) 8시45분 1조로 편성된 조너선 비어드와 숀 오헤어(이상 미국), 로스 피셔(잉글랜드)의 호쾌한 티샷으로 막을 올린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세계랭킹 1위 마르틴 카이머(독일), '탱크' 최경주(41ㆍSK텔레콤)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마스터스는 비거리와 정교함을 동시에 갖춰야 우승을 할 수 있는 대회다.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ㆍ7,435야드)은 전장이 길고 그린이 빠르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키지 못한다면 다음 샷을 정확하게 하기가 어렵다.
대회에서 우승의 희비가 갈리는 곳은 11번홀(파4ㆍ504야드), 12번홀(파3ㆍ155야드), 13번홀(파5ㆍ510야드)이다. 이 홀들은 공략하기가 까다로워 선수들의 입에서 아멘 소리가 절로 나온다고 해 '아멘홀'로 불린다.
11번홀은 개의 다리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화이트 도그우드'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 홀은 매년 티 박스가 뒤로 가면서 오거스타에서 가장 긴 504야드짜리 파4홀이 됐다. 오른쪽 러프 지역에 36그루의 나무를 새로 심어 페어웨이가 이전보다 훨씬 좁게 보인다. 1987년 대회에서는 래리 마이즈(미국)가 연장전에서 극적인 칩인 버디로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을 꺾고 우승한 곳으로 유명하다.
승부는 '마의 13번홀'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철쭉 꽃밭이 조성된 이 곳에서는 1994년 제프 매거트(미국)가 220야드를 남기고 3번 아이언으로 알바트로스를 잡아내며 마스터스 역사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남기기도 했다.
13번홀은 파5이지만 510야드에 불과하다. 그러나 만만하게 봤다가는 큰 코를 다치기 일쑤다. 지난해 최경주도 13번홀의 고비를 넘지 못하면서 그린 재킷을 입지 못했다.
반면 지난해 챔피언 필 미켈슨(미국)은 13번홀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미켈슨은 티샷을 오른쪽 러프에 떨어뜨렸으나 나무 두 그루 사이로 그림 같은 두 번째 샷을 날려 볼을 1.5m에 붙였다. 미켈슨은 아쉽게 이글을 놓쳤지만 2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추가해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경주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연습라운드에서 작년에 무너졌던 13번홀에서 집중적인 연습을 하며 샷을 가다듬었다. 최경주는 "지난해 13번홀에서 한 번도 연습을 해 보지 않아 실수했었다. 올해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집중적인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경주 '이번 대회에서 놀라게 할 선수' 10인에 이름을 올렸다. PGA 투어 공식사이트는 이번 마스터스 우승 후보 10명을 제시하면서 이에 들지 못한 선수 중 '깜짝 활약'을 펼칠 것 같은 선수도 함께 뽑았다. 사이트 제작자인 브라이언 와커는 최경주가 지난 대회에서 공동 4위에 올랐고, 올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공동 6위에 드는 등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경주 외에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와 프레드 커플스, 제프 오버턴(이상 미국) 등이 선정됐다.
재미동포 앤서니 김(26·나이키골프)은 우승 후보 6순위로 꼽혔다. PGA 전문가들은 필 미켈슨을 1순위로 선택했고, 닉 와트니와 타이거 우즈, 그레임 맥도웰, 버바 왓슨을 차례로 뽑았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