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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디부아르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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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디부아르 '산 넘어 산'

입력
2011.04.0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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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디부아르 내전이 알라산 와타라 대통령 당선자 측 승리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외신들은 5일(현지시간) 로랑 그바그보 현 대통령의 항복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와타라가 이끄는 코트디부아르의 앞날에는 그바그보 지지자들과의 화합, 지역ㆍ종교 갈등 봉합, 두에쿠에 학살 사건 진상 규명, 경제 재건 등 난제가 쌓여 있다.

AP통신은 이날 코트디부아르 경제수도 아비장에서 그바그보 측 병사들이 무기를 버리고 있고, 대통령 관저 지하벙커에 피신한 그바그보 대통령은 와타라 측과 출구 협상(exit deal)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코트디부아르 유엔 특별대표인 최영진 전 외교통상부 차관도 AP에 “그바그보는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원칙을 수용했다”며 “협상의 핵심은 그바그보가 어디로 가느냐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바그보는 프랑스 TV인 LCI와의 인터뷰에서 “퇴진 협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지만 그가 물러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와타라 당선자가 권력을 장악한다고 해도 미래는 회색빛이다. 우선 지난 10여년 간 이어진 갈등의 상처를 치유하는 게 급선무다. 두 사람은 각각 북부의 이슬람계(와타라)와 남부 가톨릭계(그바그보)를 대표한다. 2002년에도 북부 반군과 남부 정부군이 내전을 벌였었다. 이번엔 와타라가 승리를 거뒀지만 지난해 12월 대선 때 그바그보 득표율이 46%에 이를 정도로 반대 세력도 만만치 않다.

와타라는 또 어머니가 부르키나파소 출신이라는 이유로 남부에선 외국인 취급을 당하는데다 이번엔 막판에 프랑스와 유엔군의 공격 지원까지 받았다. 외세에 기댄다는 이미지 때문에 정통성에 손상이 가면 남북, 종교 간 갈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서부 요충지 두에쿠에 전투 과정에서 양측이 상대방 쪽 민간인을 학살한 사건의 진상 규명도 문제다. 희생자가 1,000명을 넘을 수 있다는 유엔 발표가 나오는 등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BBC는 “상황이 잘 정리되지 않으면 10년 간 내전을 벌인 이웃 라이베리아처럼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 재건도 시급한 과제다. 코트디부아르는 코코아 커피 수출이 국민총생산(GNP)의 20%에 달한다. 그런데 지난 1월 이후 수출이 중단되면서 경제가 멈춰 선 상황이다. 게다가 치안 불안 등으로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프랑스인, 레바논인들이 대거 국외로 탈출한 상태다. 와타라 당선자가 상황을 조기에 안정시키지 않으면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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