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기초학문이 너무 떨어져 있어 따라가기가 힘든 상태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 떠오르는 분야인 융합학문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국가와 사회를 위해 기여하고 싶습니다."
최근 서울대로부터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직과 디지털정보융합학과 교수직을 맡아달라고 비공식 제의를 받은 안철수(49) 카이스트 석좌교수가 올 가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이와 관련 안 교수는 5일 "국가적으로 중요한 융합학문 분야를 배양시키고 싶다"며 서울대 교수직 제안을 받아들인 배경을 설명했다. 안 교수와 함께 임용 제안을 받은 부인 김미경(48) 카이스트 교수도 함께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로 옮길 예정이다.
안 교수는 "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지 융합학문 분야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새로운 융합 분야는 공부를 해보고 싶은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기초과학에서 뒤쳐져있기 때문에 융합학문으로 만회를 해야 한다"며 "국가와 사회를 위해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안 교수는 현재 맡고 있는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강의는 이번 학기까지만 하고, 올 가을부터 서울대에서 강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대는 학문 사이의 벽을 허물고 미래 신기술을 선도하자는 취지로 2009년 3월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을 설립하고 나노융합학과 지능형융합시스템학과 디지털정보융합학과 분자의학ㆍ바이오제약학과 등 4개 학과의 석·박사 과정을 개설했다.
안 교수는 당초 서울대로부터 교수직을 제의 받고 고심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안 교수가 지난 주말 심사숙고 끝에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해왔다"며 "안 교수 자신이 대학원장으로서, 또 교수로서 학생들을 많이 가르칠 수 있고 함께 새로운 분야를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어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서울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5년 정보보안 업체인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해 국내 대표적인 벤처기업으로 키웠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공학석사,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에서는 경영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안 교수의 부인 김미경 교수는 현재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생명공학기술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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