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東京)전력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그대로 내다 버리면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 바닷물에 이어 바다에서 잡힌 물고기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돼 생선 소비는 뚝 끊겼다. 초밥(스시) 왕국 일본이란 말도 이젠 무색하게 됐다.
4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도쿄 최대 수산물 시장으로 유명한 쓰키지(築地)시장을 찾는 고객이 평상시의 3분의 1로 격감했다. 평소 10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던 유명 초밥 전문점도 지난 주말에는 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스키지 시장 전철역에서 초밥집이 몰려 있는 곳까지 가는 대로에는 아예 문을 닫은 상가들도 수십 개에 달했다. 평소 주말 밤 11시 안팎으로 마감하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 일이다.
일본 전역에서 잡아들인 각종 해산물을 실어 나르는 트럭들이 붐비고 운송작업으로 분주하던 수산물 하역장도 썰렁하긴 마찬가지였다. 도쿄의 유명 관광 명소이기도 한 이곳에서 관광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음식점 관계자는 "이렇게 손님이 오지 않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산물 수요가 줄면서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최근 지바(千葉)현의 한 어시장에서는 방어 가격이 지난달의 3분의 1로 떨어졌다.
더군다나 일본 정부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어종의 출하를 아예 중지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이 지역의 어업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후쿠시마 남쪽 이바라키(茨城)현 앞바다에서 잡힌 까나리에서 고농도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됨에 따라 수산물에 대한 방사성 물질 기준치를 마련, 해당 지역에 출어 중지를 요청하겠다는 것. 특히 농림수산성은 수산물 검사를 강화, 다른 어종도 기준치를 초과하면 출하를 중지시킨다는 계획이다.
당장 살길이 막막해진 일본 어민들은 정부와 도쿄전력에 보상을 요구할 태세다.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4일 도쿄전력에 오염수 방출을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항의문을 전달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바다는 죽어 가고 있고, 어업과 수산업은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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