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 발(發) 가격전쟁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오픈마켓 진출을 선언한 네이버는 5일 지식쇼핑 내 미니숍 등을 대상으로 즉시, 상품, 주문, 배송비 등 4종의 할인쿠폰 발행을 시작했다.
미니숍은 별도 쇼핑몰을 갖고 있지 않은 오픈마켓 내 개인 판매자들이 함께 모여 물건을 팔 수 있도록 네이버가 마련한 일종의 판매자 모임 서비스. 별도의 판로가 없는 개인 판매자들이 미니숍에 등록하면 네이버는 그 상품을 지식쇼핑에 올려준다. 대신 미니숍에서 진행된 상거래 결제는 네이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를 테면 개인 판매자들을 내세운 간접방식으로 오픈마켓에 진출한 네이버가 오픈마켓 활성화의 열쇠를 쥔 개인 판매자를 정식 오픈 전에 최대한 끌어들이기 위해 쿠폰을 발행한 것이다.
네이버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다른 오픈마켓 업체들은 걱정스런 표정이다. 업계 후발주자 입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하는 네이버가 단순한 할인쿠폰 발행을 넘어, 자금력과 포털의 지위를 앞세워 가장 확실한 고객몰이 방법인 최저가정책을 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2008년 시장에 진출한 11번가가 오픈 초반 시장공략을 위해 저가정책을 펴자, 오픈마켓 업계 전체가 가격전쟁 소용돌이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러나 가격전쟁이 한 풀 꺾인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오픈마켓들은 무조건적인 최저가정책 대신 전용관 운영 등 새로운 활로를 찾아왔다.
G마켓의 경우 꾸준히 테마 마켓을 통해 쌀가게, 전통시장관 등을 선보였으며, 옥션은 3월 브랜드 플러스전문관을 개장했다. 11번가도 전 세계 프리미엄급 청바지를 한 곳에서 쇼핑할 수 있는 프리미엄 진 전문관을 최근 개장하는 등 기존 저가정책을 탈피해 전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한국온라인쇼핑몰협회가 추산한 올해 국내 오픈마켓 시장규모는 약 15조 6,000억원에 이른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네이버가 오픈마켓에서 최저가 상품비중을 절반 가량으로 늘리기 위해 마케팅비용만 3,000억원 이상 투입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며 "싼 가격에 물건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은 좋지만 제 살 깎아먹기식 최저가 경쟁이 다시 펼쳐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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