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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 세계화 오페라 한국화… 해외 무대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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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 세계화 오페라 한국화… 해외 무대 두드린다

입력
2011.04.05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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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오페라 가수들이 점점 줄어드는 데 대해 걱정하는 얘기를 했더니 파바로티가흥미로운 답을 했다. 바로 '걱정마라. 21세기는 대한민국이 책임질 것이다'는 얘기였다"(김석만 서울시극단장). 그만큼 한국 오페라는 힘이 있다. 그런데 서양의 종합 무대 양식인 오페라와 한국 고유의 연희 형태인 판소리를 만난다면? 그 상승 효과는 파바로티의 예측을 웃돌고 남을지도 모른다. 최근 국립창극단과 국립오페라단이 보여 주고 있는 행보는 한국과 동ㆍ서양 예술의 융합이 일궈 낼 상승 효과를 넌지시 짐작하게 한다.

2010년 국립극장의 초청으로 한국에 들러 국립창극단의 '춘향 2010'을 관람한 독일 오페라연출자 아힘 프라이어(77)는 본능적으로 이 무대의 힘을 직감했다. 그로서는 최초의 판소리 관람이었지만 자신의 손길로 다듬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국립극장 쪽에 먼저 연출 제안을 했다. 마침 창극의 세계화를 꿈꾸고 있던 국립극장은 최적의 영감을 브레히트의 직계 제자에게서 찾기로 했다.

사실 '춘향 2010' 관람 이후 그는 지난해 3월에도 국립극장에서 열린 '완창 판소리_송순섭의 박봉술제 수궁가' 무대에 들러 4시간 공연 내내 한 번도 자리를 뜨지 않으면서 창극의 세계화 가능성을 타진했다. 당시 관람을 도왔던 유영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노래 부르는 자세, 여유, 무대, 매너, 감정 표현 등이 마치 플라시도 도밍고를 연상시킨다더라"고 전했다.

프라이어가 연출하는 '창극, 수궁가'가 세계를 향해 솟아 오른다. 1차 무대는 23~29일. 판소리와 가면 등 동ㆍ서양 예술 양식이 조우하는 이 마당에는 프라이어의 연출 의도대로 "창극 110년 역사상 최초로 세계를 겨냥한다"는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이번 무대의 참여가 확정된 지난해 12월부터 프라이어는 국립극장 연습실에서 무대와 의상 등 실제 작업을 진두 지휘하며 프라이어식 창극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 왔다. 프라이어는 50여년간 150여편의 오페라를 연출했다. 추상주의에 입각한 무대 연출의 성과로 뉴욕타임즈는 그를 "현재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 중인 연출가 중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로 평하기도 했다.

'창극, 수궁가'는 세계화의 첫 승부를 8월 8~11일 국립극장에서 펼쳐지는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의 개막 무대에서 가린 뒤 12월 독일 부퍼탈시립극장에서의 공연을 신호로 본격 해외 무대의 길을 떠난다. 안숙선씨 작창, 이용탁씨 음악, 이현주씨 안무, 국립창극단 단원 출연.

국립오페라단은 한국화한 오페라로 국제 무대 진출을 노린다. 바로 판소리 창법이 무기인 창작 오페라 '아랑(阿娘)'이다. 이 작품은 2월 9일 도쿄(東京) 주일한국문화원 한마당홀 공연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자 자신감을 갖고 세계 무대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소영 예술감독 부임 후 창작오페라 공모_멘토링_한국 쇼케이스 무대_지난해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 등 2009년부터의 과정은 창작 오페라의 해외 진출에 필요했던 지난한 준비 작업이었다. 특히 출발 당시 전문평가위원, 오페라 애호가 등 시민평가단의 공동 평가에 의해 이뤄졌던 수정ㆍ보완ㆍ압축 작업은 업그레이드라는 말의 참뜻을 되새기기에 충분했다.

'아랑'의 완성본은 여전히 생성 중이다. 연출가이기도 한 김석만씨는 "오페라 전용 극장, 거기에 올라갈 수 있는 모든 것을 창작과 제작해 낼 수 있는 제작소 기능"이라고 향후 창작오페라의 모태로서 국립오페라단의 과제를 지적했다. 이소영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대본 작가와 작곡가의 고민에 항상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그간의 교훈을 되새겼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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