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정 속옷·패션·화장품신상품 앞다퉈 선보여전기그릴 등 주방용품도아빠 겨냥한 상품 출시
봄바람에 남심(男心)이 흔들리고 있다.
화장품 업체들은 남성전용 라인을 앞다퉈 선보이고, 홈쇼핑과 온라인몰에서도 남성 기능성 제품들이 자주 소개되고 있다. 의류분야도 남성코르셋 등 이색 아이디어 상품이 온라인몰 등을 중심으로 꾸준한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여성에 집중됐던 봄맞이 신상품이 남성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
남성 시장 가운데 봄바람이 가장 강한 분야는 단연 화장품이다. 기존 스킨과 로션에 국한됐던 남성화장품은 자외선차단제와 비비크림 등으로 제품류가 확대되면서 매출도 크게 늘었다. 수 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른바 '꽃미남'열풍에다, 최근 '꽃중년' 풍조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브랜드샵 화장품인 더페이스샵은 올해 초 아이브로우, 아이라이너, 오일 컨트롤 스틱, 비비크림, 그리고 컨실러로 구성된 남성전용 메이크업 라인 '네오 클래식 옴므 그루밍' 5종을 내놓았다. 국내 화장품업계 매출 1위 아모레퍼시픽이 2007년 1월 출시한 남성전용화장품 '라네즈옴므'도 매년 20% 이상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남성들 사이에 한때 유행했던 신발 깔창이나 드로즈 팬티보다 몸을 전체적으로 보정해주는 보정런닝과 다이어트속옷도 최근 유행하고 있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3월 한달 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 추이를 보면 보정 팬티나 키높이깔창 수요에는 큰 변화가 없는데 유독 보정런닝과 다이어트속옷은 각각 15배, 16배 가량 판매가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남성도 여성과 같이 보정부위가 기본적인 곳에서 점차 몸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관련 상품 판매는 더욱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방용품에도 남성바람이 거세다. GS샵은 지난달 20일 2회에 걸쳐 '프린세스 전기그릴 테이블 셰프'(199,000원)를 선보였는데 3,000건이 넘는 주문이 몰렸다. 이 중 26%가 남성 고객이었으며 특히 30대 중반에서 40대 후반 사이 남성 고객 비중이 15%에 달했다. 지난 겨울 동일상품 방송에서 전체 남성 고객이 19%였던 점과 크게 대조된다. 또한 30대 중반에서 40대 후반 사이 남성 고객 비중도 9%였던 것과도 비교된다. GS샵 관계자는 "최근 생활 물가 상승으로 가정에서 외식 분위기를 내면서 직접 가족에게 요리를 해 주려는 아빠들이 늘어난데다, 봄나들이가 늘면서 펜션이나 콘도를 찾는 고객들이 증가한 것도 요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백화점들도 꽃중년 잡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경우 지난해 말 수입명품 20여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남성 패션과 잡화매장을 별도로 리뉴얼해 고객잡기에 나섰다.수트 한 벌의 경우 150~400만원에 이르는 고가이지만 남성별도 매장 전보다 매출은 30%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과거에 비해 커진 남성의 미(美)에 대한 욕구, 남성 1인 가구의 증가 등에 맞물려 패션과 화장품, 주방용품 업계 등이 남성시장 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외모에만 신경 쓰는 어린 '꽃미남' 들이 기존 남성시장의 주된 소비층이었다면, 최근에는 '꽃중년'들이 소비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라며 "'꽃중년'들은 외모뿐만 아니라 건강에까지 신경을 쓰고 구매력까지 있어 뷰티산업은 물론 건강식품과 명품시장 등 모든 방면에서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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