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시위도 중앙아시아엔 아직 먼 나라 얘기다.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 후 20년간 카자흐스탄을 통치해온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70ㆍ사진) 현 대통령이 3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또 다시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카자흐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잠정집계 결과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95.5%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89.9%에 달했다. 이로써 그는 1991년 12월 독립 직전 치러진 대선에서 단독 출마, 91.5% 득표율로 당선된 뒤 1999년과 2005년에 이어 4번 연속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2012년 임기만료를 앞둔 나자르바예프가 향후 두 번의 대선을 생략한 채 2020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으려다 위헌 판결이 나자 아예 조기 대선을 실시한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 민주화 시위의 영향은 물론 내부의 잠재적 대권 도전자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국제선거감시단은 “카자흐스탄 대선은 대리투표와 유권자 협박 등으로 투표율을 높이는 등 민주주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부정으로 얼룩진 선거였다”고 강력 비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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