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주 고객인 샘표식품 창사 65년 만에 첫 여성 임원이 나왔다.
서동순(46) 마케팅팀 이사는 4일 "식품분야에서조차 아직 여성들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후배 여성들의 역할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출신인 서 이사는 파스퇴르유업과 서울우유연구소를 거쳐 2006년 5월 리서치팀장(부장)으로 샘표에 합류했다. 그러다 2008년 마케팅팀장으로 발령이 나면서 서 이사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서 이사는 곧바로 기능성 식초 시장에 도전했다. 자사 제품인 '마시는 벌꿀흑초'가 품질에 걸맞은 평가를 못 받고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리서치팀장 시절 모아놓은 방대한 조사자료를 꼼꼼히 살펴본 끝에 내린 결론은 "건강에 대한 선호도를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셉트가 필요하다"는 것. 두 달여 작업 끝에 벌꿀흑초를 리뉴얼해 '백년동안'이란 이름을 붙인 제품이 탄생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출시 2년 만에 2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서 이사는 지난 주말 승진을 통보 받은 뒤 "순간적으로 기뻤지만 내내 책임감이 더 느껴져 잠을 제대로 못 잤다"며 "여성들이 자기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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