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게인스빌 테리 존스 목사의 코란 소각으로 촉발된 아프가니스탄 시위가 가라앉지 않자 미 의회와 군, 정부가 달래기에 나섰다. 이들은 코란 소각 행위를 비난하는 등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쏟았지만 역부족이다.
미국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3일(현지시간) CBS에 출연, "의회가 코란 소각행위를 비난해야 한다"며 결의안 채택을 제안했다. 민주당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도 결의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 의원은 모두 코란 소각을 비난했다. 데이비드 패트리어스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과 마크 세드윌 주아프간 미국 대사도 성명에서 "성스러운 코란과 무슬림의 신념에 대한 불경을 우리는 비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4일 아프간 동부 라그만주 메흐테를람에서 시민 1,000여명이 코란 소각 규탄 시위를 벌였다고 AFP통신이 전하는 등 분노의 불길은 나흘째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에 돌을 던지기도 했다. 1일 시작된 시위는 아프간 주요 도시로 확산되며, 3일까지 최소 22명이 숨졌다.
존스 목사의 코란 소각 행위에 대해 아프간 주민들이 특히 분노하는 이유는 뭘까. 최근 자신이 죽인 아프간 민간인 시신 곁에서 포즈를 취한 미군의 사진이 독일 주간 슈피겔에 공개됐을 때도 이 같은 격렬한 반발은 없었다. 미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이에 대해 "미군의 민간인 희생은 일상이 됐고 공개된 사진도 TV에 나오지 않았다"며 "그러나 코란 소각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파괴력이 더 커진데다 빈곤으로 종교적 신념이 강해진 아프간 주민이 더 많은 자극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 LA타임스는 "코란 소각 행위와 이에 대한 시위로 결국 이득을 보는 것은 탈레반"이라며 "그들은 혼란을 계속 부추기고 폭동을 조장해 서방과 정부를 공격하며 선전에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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