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48) 부산 KT 감독과 강동희(45) 원주 동부 감독은 동부시절 감독과 코치로 4년간이나 한솥밥을 먹었다. 승부를 떠나 사적인 만남에서는 ‘호형호제’할 정도로 친하다. 2009년 전 감독이 KT로 옮기면서 강 감독을 사령탑으로 추천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만큼 서로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 이제는 각자 다른 팀을 지휘하는 사령탑이다 보니 코트 위에서만큼은 사적인 감정은 금물이다. 불문율에 가깝다. “아직은 (내가)한 수 위”라는 전 감독과 “이번에 뛰어넘겠다”는 강 감독의 물러 설수 없는 한판 승부는 스승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승부는 지금부터 시작이라 두 감독 모두 웃지 않았다.
정규시즌 1위 KT가 동부를 잡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한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KT는 4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11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원주 동부와의 1차전에서 73-68로 승리했다. 지난 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고도 4강에서 3위 전주 KCC에 1승3패로 무너졌던 KT로선 챔프전 진출에 한발 다가서게 됐다.
‘미운 오리 새끼’에서 제스퍼 존슨 부상 이탈 이후 ‘백조’로 거듭난 찰스 로드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정규시즌 이후 충분한 휴식과 함께 전 감독으로부터 ‘특별훈련’까지 받은 로드는 24점15리바운드의 ‘더블더블’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69-66, 4쿼터 3점 차의 불안한 리드에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동부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조성민(19점5리바운드) 송영진(12점5리바운드)도 필요할 때 ‘한방’을 터트렸다.
이겼지만 개운치 않은 KT다. 올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박상오가 무득점에 그쳤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정규시즌 이후 박상오가 컨디션 난조에 시달려 걱정”이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동부는 김주성이 10점에 그쳤고, 2쿼터 2분16초 전 왼 무릎 부상을 당해 제 컨디션을 잃은 윤호영이 4점으로 부진, 무릎을 꿇었다. 두 팀의 2차전은 6일 오후 7시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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