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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나무로 태풍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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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나무로 태풍 이긴다

입력
2011.04.0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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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곤파스로 서울에서만 3만3,855그루가 쓰러지고 27개 산과 공원에 있는 80㏊의 숲이 사라졌다. 이때 피해를 입은 나무의 90% 이상이 아까시나무였다. 아까시나무는 1960~70년 국가 조림사업 때 많이 심어졌는데, 뿌리가 옆으로 뻗는 천근성(淺根性) 수종이라 강풍에 피해가 컸다.

서울시는 식목일을 하루 앞둔 4일 곤파스 피해지역인 마포구 상암월드컵공원에서 나무심기 행사를 벌였다. 시는 이날 태풍으로 쓰러진 아까시나무 대신 그 자리에 상수리나무, 조팝나무, 홍매화 등 바람에 강한 나무 2,800여 그루를 심었다.

시는 앞으로 태풍 피해를 입은 숲에 향토ㆍ심근성(深根性) 수종을 심을 계획이다.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팥배나무, 산벚나무 등이 서울의 향토 수종인데, 대부분 뿌리를 깊게 내리는 심근성 수종이라 바람에 쉬 넘어지지 않는다. 시 관계자는 “아까시나무는 경관 효과가 좋고 토양을 비옥하게 하며 양질의 꿀 채취에 도움이 되는 등 장점이 많다”며 “인위적으로 교체할 계획은 없고 바람에 쓰러진 것 등을 순차적으로 바꿀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는 4월 말까지 6만2,000 그루의 나무를 심어 곤파스 피해지역 중 13.6㏊의 복구를 마칠 방침이다. 나머지 66.4㏊에도 큰키나무와 작은키나무를 골고루 심어 도심생태 조림을 한다. 접근이 쉽지 않은 산 속은 천연복원을 유도할 계획이다.

한편 서초구는 식목일인 5일 서리풀공원에서 7,000여 그루의 주민기증 수목을 심는 행사를 연다. 서초구도 천근성 수종을 벚나무, 단풍나무, 팥배나무로 대체하는 수종갱신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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