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내고 오른 최고의 자리. 그래서 더 박수를 받을 만하다.
아내와 어머니의 암 투병으로 힘들었던 필 미켈슨(41)과 척추측만증을 이겨낸 스테이시 루이스(26ㆍ이상 미국)가 각각 미국남녀프로골프의 정상에 올랐다.
미켈슨은 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험블의 레드스톤 골프장(파72ㆍ7,457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셸 휴스턴오픈 4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며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1위를 차지했다. 공동 2위 스콧 버플랭크와 크리스 커크(17언더파 271타ㆍ이상 미국)와는 3타차.
작년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 이후 1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필 미켈슨은 PGA 투어 통산 39승을 아내 에이미와 어머니 매리에게 선물했다.
가정적인 골프선수로 잘 알려진 미켈슨은 지난해 유방암과 싸우고 있는 아내와 어머니를 간호하느라 대회 출전을 중단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작년 8월 PGA 챔피언십 때는 피부병과 관절 통증이 함께 찾아오는 건선 관절염으로 고통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미켈슨은 이번 우승으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세계랭킹도 3위까지 끌어올리면서 1997년 4월 이후 14년 만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ㆍ세계랭킹 7위)를 앞질렀다. 미켈슨은 이번 주 열리는 ‘명인들의 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통산 4번째이자 2연패에 도전한다.
미켈슨은 “채식 위주로 병을 이겨냈다. 마스터스 코스는 어려운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도 감동적인 스토리가 전해졌다. 어린 시절 허리 이상을 극복한 루이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파72ㆍ6,702야드)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를 꺾고 우승했다. 선두 청야니에 2타 뒤진 채 4라운드를 시작한 루이스는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청야니(10언더파 278타)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8살 때 골프를 시작한 루이스는 11살 때 허리뼈가 휘는 척추 측만증 진단을 받고 수술까지 받았다. 루이스는 프로로 전향하기 전인 2007년 LPGA 투어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지만 폭우로 1라운드 경기만 치러져 공식 우승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불운도 겪었다.
루이스는 “우승이 믿기지 않는다. 이제 세계 최고의 선수와 경쟁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기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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