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눈으로 봐야 믿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컬러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용기나 패키지의 색을 강조했던 이전과 달리 요즘은 제품 자체의 색깔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지난달 첫 선을 보인 대상 청정원의 '멸치 국물내기 티백'(사진)은 '조미료를 넣어도 국물 색깔은 변하지 않는다'는 관념을 깨뜨리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끓는 물에 넣고 5분 뒤면 보리차 색의 누런 육수가 우러나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직접 조미료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게 한 것. 누드 콘셉트의 투명한 파우치를 적용해 티백 내부의 멸치나 다시마를 그대로 볼 수 있게 한 점도 신뢰감을 심어준다.
하이트맥주의 히트상품 '맥스'(Max)의 성공비결은 노란색. 국내에서 생산ㆍ유통되는 대다수 맥주는 옥수수전분이 첨가돼 연한 갈색을 띠는데 비해 맥스는 보리, 호프, 물로만 만들어 맥주 고유의 황금빛깔을 유지한다. 하이트가 맥스의 병 라벨에 황금색을 사용한 건 '색깔만 봐도 구분이 가능한 맥주'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매일유업의 바나나맛 우유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과감히 색소를 빼서 성공한 케이스다. 바나나 하면 노란색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실제 바나나과육은 노란색이 아니란 점에 착안, 노란 색소를 전혀 넣지 않음으로써 바나나 과육에서 추출한 과즙만으로 맛을 냈다는 점을 강조한 것. 출시 6개월만에 2,000만병을 팔면서 시장 점유율을 40% 가까이 넓혔다.
정영섭 대상 청정원 팀장은 "좋은 성분을 넣었다거나 비법 재료로 만들었다고 해도 실제 눈으로 보여질 때 신뢰감이 가기 마련"이라며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측면에서 식음료 업계의 컬러 마케팅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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