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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휘발유ㆍ경유값 인하/ "기름값 내려라" 정부 압박 작용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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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휘발유ㆍ경유값 인하/ "기름값 내려라" 정부 압박 작용한 듯

입력
2011.04.0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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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정유업계 1위 회사인 SK에너지가 7일부터 휘발유와 경유 값을 ℓ당 100원씩 내리겠다고 전격 발표하자 그 배경을 두고 뒷말이 많다.

재계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초 "기름값이 묘하다"고 언급한 뒤 정부가 전방위로 기름값 인하를 압박하자 결국 정유업계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손을 든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정부는 이 대통령의 발언 직후 기획재정부 주도로 석유제품가격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석유 가격 결정 구조를 재검토하겠다"고 나섰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정유사들이 담합을 통해 주유소 수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제재 의사를 내비쳤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최근 "영업이익이 나는 정유사들은 적자를 내는 한국전력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면서 "성의표시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하기도 했다.

SK에너지가 가격인하 방침을 발표하자마자 정만기 지경부 대변인이 이례적으로 "고유가로 인한 국민들의 부담을 나누겠다는 SK에너지의 가격인하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는 '환영 논평'을 낸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SK에너지는 이번에 가격을 내리면서 소비자들이 직접적인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격인하의 기준을 공급가 대신 주유소 결제가격으로 삼았다. SK에너지 관계자는"공급가를 기준으로 하면 재고량이 많은 주유소가 가격을 늦게 내리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정유사가 발표한 만큼의 인하 정도를 체감하기 어려웠다"며 "이번에는 신용카드사에 ℓ당 100원씩 부담하는 방식으로 값을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ℓ당 2,000원에 30ℓ의 기름을 넣을 때 6만원을 낸 소비자는 다음달 결제대금 정산시 5만7,000원만 내면 된다. 신용카드 종류와 상관 없이 모든 소비자가 혜택을 누릴 수 있고, 기존 신용카드 할인혜택이 있을 경우에는 추가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신용카드사의 전산시스템 구축에 2주 가량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다소간의 불편은 있을 수 있다. SK에너지측은 "그동안은 엔크린 보너스 카드나 OK캐쉬백 카드를 통해 포인트로 적립하면 된다"면서 "이 포인트는 나중에 현금으로 돌려받거나 다음 주유 때 현금처럼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금결제 고객도 기존 OK캐쉬백 카드와 엔크린 보너스 카드를 활용하거나 이들 카드를 새로 발급받아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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