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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리더스/ 현대카드·캐피탈, 소외층 돕고 재능기부자도 돕고

입력
2011.04.03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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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경기 일산 국립암센터 본관 2층 회의실에 어린이 암 환자 등 수십 명이 몰려들었다. 현대카드ㆍ캐피탈이 마련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함께 하는 미니 콘서트'를 즐기기 위해서다.

첫 무대는 '장승호와 KNUA의 기타 4중주' 공연. 이들은 한예종 재학생 및 졸업생으로 구성된 5명 기타 연주자들인데 이날 공연에서는 비발디 협주곡 등 우리 귀에 익숙하면서도 잔잔한 선율이 돋보이는 4곡을 연주했다.

기타 연주가 끝나자마자 한예종 남성중창단 4명이 무대를 채웠다.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해진 노래 '넬라판타지아'를 첫 곡으로 뽑자, 환자들은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중창단은 여세를 몰아 '오 솔레미오' '오 거룩한 밤' 등 5곡을 더 부르고 무대를 내려왔다.

이번 미니 콘서트는 처음이 아니다. 현대카드ㆍ캐피탈은 지난해 12월23일 서울성모병원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천안 단국대 병원과 신촌세브란스 병원, 백혈병소아암협회 울산지부, 연세대 강당, 서울아산병원 등 7곳에서 미니 콘서트를 열었다.

특히 지난달 9일 서울아산병원 공연에선 한예종 영재원의 김우탁(초등 6학년)군이 왈츠곡을 기타로 연주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올해 말까지 소아암 병동이 있는 전국 23개 병원을 돌며 공연을 마치는 것이 목표다.

현대카드ㆍ캐피탈이 미니 콘서트를 계획하게 된 것은 천편일률적 형태의 사회공헌 활동을 지양하고 ▦재능기부 ▦사회복지 ▦예술전공자 지원이 결합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다. 이를 위해 예술인들이 모여 있는 한예종을 파트너로 삼았다.

일단 한예종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재능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학점에 이득이 있거나 학교에서 강요를 하는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재학생의 경우 공연을 위해 수업 일정과 개인 약속을 조정하는 게 다반사다. 이렇게 3개월간 65명의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미니콘서트에 참여했다.

현대카드ㆍ캐피탈이 미니 콘서트와 비용을 제공하고 한예종은 우수한 학생들의 재능을 기부하는 것까지는 일반 기업들의 재능기부 활동과 비슷하다. 그러나 현대카드ㆍ캐피탈은 한걸음 더 나아가 재능기부를 한 학생들도 지원한다.

먼저 1월부터 한예종 학생들에게 현대카드ㆍ캐피탈의 사내 전용시설 공연장인 '오디토리움'을 개방했다. 학생들이 학교 연습실 대신 실제 공연장과 비슷한 환경에서 연습할 수 있도록 시설을 제공한 것. 1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곳의 외관은 미국 뉴욕 링컨센터 로즈홀을 모델로 삼았다. 실내엔 최상급 피아노와 수공품 의자가 마련돼 있다. 3개월간 이용 횟수가 50회를 넘길 만큼 호응이 좋다.

현대카드ㆍ캐피탈은 미니콘서트에 참여한 학생들 가운데 장학생을 선발해 지원할 예정이다. 재능기부 활성화와 예술인 지원을 위한 것으로 업계에 새로운 사회공헌 모델을 제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미니콘서트는 이처럼 '재능기부자도 지원한다'는 역발상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란 점 외에 소아암 환자 어린이를 직접 찾아간 최초의 콘서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아암 환자에 대한 관심은 이전에도 많았지만 대체로 경제적 관점에서만 접근한 반면, 삶의 질과 문화적 측면은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ㆍ캐피탈은 '음악도 치유의 한 방법'이란 생각을 가지고 콘서트를 열고 있다.

어린이 환자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뜨겁자, 현대카드ㆍ캐피탈은 미니콘서트의 역할을 더 확장시킬 생각이다. 일단 어린이들이 직접 악기를 배울 수 있게 돕는 등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마련키로 방침이 정해졌다.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어린이들에게 긍정적인 마음과 삶의 희망을 부여해 주기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어린 환자들을 위해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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