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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표 국립중앙의료원 다문화가정진료센터장 "다문화 가정도 우리가 품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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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표 국립중앙의료원 다문화가정진료센터장 "다문화 가정도 우리가 품어야죠"

입력
2011.04.0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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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한국다문화연대배 전국 탁구대회가 열린 경기 시흥시 안양체육관 입구. 난데없이 등장한 대형버스 앞으로 수십 명의 참가자가 몰려든다. 버스 문이 열리고 청진기와 각종 의약품을 든 흰 가운 차림의 의사들이 내리자 기다렸다는 듯 줄을 서서 진료를 받는다.

가벼운 건강상담이라고 지나쳤다면 오산. 이동진료버스 안에는 각종 첨단기계가 설치돼 있어 유방암 검사와 당뇨병 검사까지 받을 수 있다. 참가자들은 탁구대회보다 무료진료가 더 반가운 눈치다.

‘버스 병원’을 차린 주인공은 다문화연대 소속 국립중앙의료원 의사들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탁구대회에 참석한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병원을 찾기 어려운 다문화가정에게 먼저 다가가자는 취지다.

그러나 이들의 주무대는 따로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본관 1층에 10여 평 규모로 마련된 다문화가정진료센터다. 다문화가정이 의사소통, 의료비 부담 등의 어려움으로 의료혜택에서 소외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해 3월 국내 병원 최초로 문을 열었다. 센터에는 8명의 전문의를 비롯해 태국 베트남 중국 러시아 일본 등 40명의 정부초청 유학생들이 통역봉사자로 환자들을 돕고 있다.

홍인표 센터장은 “음식문화의 차이 때문인지 복통 등 내과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사소한 질병이지만 결혼이민자, 이주노동자들은 병원 방문을 어려워해 병을 키워오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지금까지 센터를 통해 진료를 받은 결혼이민여성과 가족, 유학생의 수는 712명에 달한다.

홍 센터장은 “중국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 사이에 태어난 13세의 아이가 있었는데 선천적으로 아킬레스건이 짧아서 걷지를 못하더라. 늘려주는 성형수술을 통해서 지금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은 열악한 근로환경에 노출되고 또 산모들은 충분한 영양섭취를 하지 못해 선천성 기형아가 많이 태어난다”고 했다. 이날 탁구대회 참가비 등에서 나온 수익금은 모두 선천성 기형을 가진 다문화가정 자녀의 수술비에 쓰일 예정이다.

센터는 다문화가정 중 건강보험 미가입자를 대상으로 무료 정기검진도 추진할 계획이다. 홍 센터장은 “질병이 생기고 나서 이들을 치료할 게 아니라 예방적 검진을 해야 한다”며 “우리 국민에게 하는 것처럼 결혼이민여성, 외국인 근로자 등에게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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