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전력이 그 동안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인근 바다를 지속적으로 오염시키는 원인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하지만 오염원을 막는 조치에는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요미우리(讀賣)신문 등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취수구 인근 전기 케이블 보관시설(피트)에 생긴 길이 20㎝ 가량의 균열을 통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2일 도쿄전력 직원이 발견했다. 가로 1.9m, 세로 1.2m, 깊이 2m 가량의 전기 케이블 보관시설에는 발견 당시 10∼20㎝의 오염수가 고여 있었으며, 시간당 1,000밀리시버트(mSv)를 넘는 고농도 방사선이 측정됐다. 인근 바다에서도 일본이 정한 해수농도 기준치의 1,000만배를 초과하는 요오드 131이 검출됐다. 제1원전 앞바다는 지난 25일 기준치를 4,385배 초과하는 요오드 131이 측정된 이후 죽음의 바다로 변했으나, 도쿄전력은 그 동안 오염원을 찾지 못했었다.
이와 관련,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총리보좌관은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 드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바다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조속히 조사해 국민에게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염원을 찾아냈으나, 이를 막기 위한 작업은 순조롭지 않다. 도쿄전력은 2일에 이어 3일 전기 케이블 보관시설의 틈에 콘크리트를 발라 균열을 메우는 작업을 실시했으나, 균열된 틈으로 계속해서 물이 유출돼 콘크리트가 굳지 않고 있다. 이에 도쿄전력은 대량의 물을 흡수하는 팽창 고분자폴리머를 톱밥, 신문지 등과 함께 주입해 배관을 막는 작업을 실시했지만 바다로 흘러나오는 오염수의 양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2호기에는 터빈실 등에 기준치의 10만배를 넘는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물이 고여 있어, 서둘러 균열을 막지 못할 경우 인근 바다 오염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40㎞ 떨어진 이와키시 앞바다에서도 기준치의 2배에 달하는 방사성 물질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NHK가 3일 보도했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조사에서 바닷물 1리터에 79.4베크렐(Bq)의 요오드131이 검출됐다. 원자력안전보안원 관계자는 "방사성 요오드는 바다에 확산되면서 희석돼 인체에 영향은 없지만, 원전과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검출된 것은 처음이어서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쿄전력은 1호기와 4호기 터빈실 지하에서 11일 대지진 직후 실종된 직원 2명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20대 초반인 이들은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한 11일 원전을 지키기 위해 현장에 남아있다가 오후 4시께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가쓰마타 쓰네히사(勝俣恒久) 도쿄전력 회장은 "지진과 쓰나미속에서도 원전의 안전을 지키려던 젊은 사원을 잃은 것이 분통하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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