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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5일 美공식 판매 앞두고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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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5일 美공식 판매 앞두고 호평

입력
2011.04.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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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자들과 비슷한 반응을 듣게 돼 놀랐어요. '책을 읽고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오랫동안 소식 못 전했는데, 연락 드리게 됐다'는 거예요. 어느 분은 사이가 좋지 않던 어머니와 화해를 못한 채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제게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그분 나이가 74세인데도 어머니 생각이 난다는 거죠. 근데, 한국에서 똑 같이 들었던 얘기였거든요."

한국에서 170만부가 나간 신경숙씨의 베스트셀러 소설 <엄마를 부탁해> 가 5일 미국 공식 판매를 앞두고 있다. 초판을 10만부나 찍고 현지 언론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뉴욕에 머물고 있는 신씨는 2일 전화 통화에서 "며칠 전 뉴욕타임즈에 서평 기사가 나왔는데 오늘 아침 받아 본 뉴욕타임즈 주말판에도 또 실려 있어 (두 차례나 나와) 뜻밖이었어요"라고 말했다. 담담한 목소리였지만 작가 역시 현지의 호평에 고무된 듯했다.

미국의 저명 문학 출판사인 크노프사에서 'Please Look After Mom'(김지영 옮김)으로 출간되는 <엄마를 부탁해> 는 앞서 세 차례에 걸쳐 샘플본으로 제작돼 서평가, 언론, 서적상, 잡지, 북클럽 회원 등에 배포됐고 지난주부터 현지 언론의 호의적인 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자 문화면에 이어 3일자 주말판 북섹션에 각각 서평을 실은 뉴욕타임즈는 "모성의 신비에 대한 날것의 헌사"라거나 "친밀하면서 잊혀지지 않는 여백을 지닌 신경숙의 문장은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의 화자로 옮겨 가면서 슬픔의 당혹스러움을 강력하게 실어 나른다"고 평했다. 엘르 4월호도 "가정의 보편적 울림이 한국인들의 경험에 뿌리를 둔 소설을 국제적 성공으로 끌어올렸다"고 했고, 베스트셀러 작가인 제이미 포드는 "내가 처음으로 다시 읽고 싶은 책"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서점과 언론 등의 사전 반응을 체크해 초판 1쇄 부수가 10만부로 정해졌는데 이는 한국 소설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현지 베스트셀러 작가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크노프사가 이미 2쇄(3,000부) 인쇄에도 들어가 서점들의 사전 주문만으로 이미 10만부를 넘은 것이다. 덕분에 한국 작가로는 처음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씨는 "책 속의 어머니를 '한국적 엄마'로 여기지 않고, 생명력의 상징으로서 어머니라는 근본에 대해 공감하는 것 같다"며 "책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국경을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대중적 성공 여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만으로도 일단 세계 시장 진출의 돌파구를 마련한 셈이다. 신씨는 "그동안 한국 책이 꾸준히 번역된 결실"이라며 "이번 작품이 다른 작품들에게 통로를 마련해 주는 첫눈의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신씨는 "그런데 첫눈은 눈이 많이 오는 것은 아니다"며 웃었다. 신씨는 또 "한국의 이미지가 많이 격상된 것을 느끼고 있다"며 "7, 8년 전에 왔을 때와 달리 지금은 한국의 음식 그림 음악 오페라가 뉴욕 어디서나 전시되고 공연되는 걸 보면서 달라진 위상을 실감한다"고 덧붙였다.

책 출간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뉴욕에서 장기간 체류 중인 신씨는 "이곳에 오래 머물다 보니 모국어에 대한 생각도 더 많이 하게 되는데 언어로써 자유로워지는 것은 한국어뿐이라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5일 책 판매 이후 뉴욕을 시작으로 시애틀 필라델피아 피츠버그 등을 순회하고 5월 18일부터는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 북투어에도 나설 계획. 8월 말께 귀국할 예정인 신씨는 "어서 내 책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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