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확실히 달라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대지진과 원전 사고를 겪고 3주가 흐른 도쿄의 표정을 전하며 “숨은 그림 찾기 같다”고 표현했다. 찬찬히 뜯어보면 적잖은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FT는 “도쿄는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전에 없던 섬약한(fragile) 일상”이라고 보도했다.
인스턴트 독신남
FT는 도쿄에서 일하는 외국인 출신 은행원이나 기업체 중역들에게 ‘인스턴트 독신남’이란 딱지를 붙였다. 지진과 원전 사고 뒤 가족을 도쿄 서쪽이나 해외로 대피시키고 일시적으로 독신자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부활절 휴일이 다가오고 학교 개학마저 늦춰져 이들의 홀아비 신세는 더 길어질 전망이다.
모바일오피스 정착
집이나 도쿄 외곽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모바일오피스족이 늘었다. 사무실에서 이메일이나 휴대폰 사용을 금할 정도로 보수적인 일본 기업 문화에 비춰보면 괄목할 변화다. 기업체들은 외부에서 회사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그 결과 일본인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가입이 폭증했다. FT는 “(3월 11일 대지진 전후인) 3월 7일과 13일 사이 트위터 가입자수가 133% 늘었다”고 보도했다.
“나리타는 무서워”
비행기들이 도쿄를 피해 착륙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일본으로 향하는 많은 국제 항공편이 도쿄를 대신해 오사카나 나고야에 착륙하고 있다. 도쿄를 거쳐 가던 브리티시에어웨이,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 콴타스 등의 항공사들은 기착지를 서울이나 홍콩으로 바꿨다. FT는 이 현상을 “방사능 공포에 대한 가장 확실한 예”라고 보도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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