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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미술관 '추상하라'전/ 추상적 간결함과 생략… 그 안에 창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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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미술관 '추상하라'전/ 추상적 간결함과 생략… 그 안에 창조가 있다

입력
2011.04.03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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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색채에 속도감 있는 붓놀림으로 추상표현주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최욱경의 초창기 작품 ‘인간의 숙명’과 격렬한 붓질로 단 한 번에 전통 산수화를 그린 듯 경쾌한 느낌을 주는 윤명로씨의 ‘겸재예찬’.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두 작품은 30여년의 간극에도 불구하고 표현 방법과 분위기가 묘한 동질감을 뿜어낸다.

국립현대미술관이 회화 미디어아트 조각 등 다양한 현대미술 소장품을 ‘추상’이라는 타이틀로 묶은 ‘추상하라’전을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5월 10일까지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기존 소장품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위해 외부기획자 유진상 계원조형예술대 교수를 초빙해 꾸려졌다. 그는 연대나 장르에 따라 구분하지 않고 형태와 내용, 표현 방법에 따라 구상과 비구상 작품을 병치했다. 그러나 준비 기간이 부족한 데다 소장품을 보지 않고 기획했다는 점에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총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이 전시 초입에는 땅거미가 지는 어두운 풍경을 배경으로 ‘Good Morning’이라는 네온사인이 깜빡이는 황용진씨의 역설적 작품 ‘굿모닝’이 설치돼 있다. 이어 유리처럼 관람객이 비치는 검은 합성수지 판이 미술관 한 벽을 가득 채운 베르나르 브네의 ‘검은 거울’이 나란히 걸렸다. 어둡고 황량한 들판 풍경을 찍은 황선구씨의 ‘051127 Beyond’도 전시장 한 켠에 있다. 유 교수는 “이 전시장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추상적 간결함과 과감한 생략은 역설적으로 매우 창조적인 느낌을 드러낸다”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의 예술적 사유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도다.

또 안드레 세라노의 ‘생각하는 사람’과 전화황씨의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나란히 걸려 동ㆍ서양의 세계가 뒤섞이기도 한다.

국내ㆍ외 유명 작가 71명의 작품 91점이 공개되고 있는 이번 전시는 개별 작품도 꽤 흥미로운 사연을 지녔다. 국립현대미술관이 2005년 구입했던 마르셀 뒤샹의 ‘여행용 가방’은 작가의 작품 20개의 축소 모형으로 제작된 희귀한 작품. 구입 과정 등의 문제로 김윤수 전 관장의 계약 해지 사유가 됐던 그림이다. 또 최근 그림 로비 사건으로 대중에 알려진 ‘학동마을’ 작가 최욱경의 작품도 여럿 공개된다.

강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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