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신한은행이 65-55로 앞선 경기 종료 3.6초 전.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것만으로도 '작은 기적'을 연출한 구리 KDB생명 선수들은 악착 같은 수비를 포기하지 않으며 아름다운 패자로 남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또 한번 이변을 만들기엔'레알'신한은행의 벽은 너무도 높았다.
신한은행이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5시즌 연속 통합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신한은행은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5전3선승제)에서 KDB생명을 67-55로 대파, 시리즈 전적 3승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선 KDB생명을 오히려 신한은행이 경기 초반부터 압박했다. 신한은행은 1쿼터 중반까지 10-2로 점수차를 벌려 기분 좋게 출발했다. 15-13으로 1쿼터를 앞선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은 2쿼터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체력 안배를 위해 벤치에 앉혀놨던 주축 전주원과 하은주를 투입한 것. 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KDB생명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조은주를 중심으로 대추격을 시작한 KDB생명은 전반을 27-21로 역전시킨 채 마무리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저력은 다시 후반에 돋보였다. 신한은행은 3쿼터 시작과 함께 최윤아의 돌파를 시작으로 추격하기 시작했고, 3쿼터 종료 직전 속공에 이은 이연화의 3점슛으로 다시 43-37로 앞서나갔다.
4쿼터에는 더욱 점수차를 벌리며 1쿼터 이후 최다 점수차로 KDB생명을 따돌렸다. 결국 경기 종료 직전 김단비는 승부의 쐐기를 박는 3점슛으로 5연속 우승을 자축했다. 하은주는 기자단 투표에서 53표 중 35표를 받아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3차전을 앞두고 심판 비하 발언으로 재정위원회에 회부되는 고초를 겪었던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은 "너무 기쁘다. 몸 상태가 안 좋은데 끝까지 뛰어 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한은행은 이날 승리로 2007년 겨울리그부터 이번 시즌까지 5년 연속으로 정규리그와 챔피언 결정전을 모두 석권했다. KDB생명은 조은주가 15점으로 고군분투했지만, 3연패로 허무하게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신한은행-삼성생명의 '양강'체제를 무너뜨리며 일궈낸 값진 준우승이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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