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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前 한은 총재, 산골 모교에 5억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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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前 한은 총재, 산골 모교에 5억원 기부

입력
2011.04.0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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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재산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생각이었는데, 고향 모교에 기부하게 돼 기쁩니다."

박 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자신이 나온 산골 초등학교 학생들이 교실 한 칸 크기도 채 안 되는 작은 도서실에서 밤 늦도록 책 보는 게 안타까워 5억 원을 내놓았다. 비록 폐교 위기에 내몰린 시골 초등학교이지만 후배 어린이들만큼은 번듯한 도서관에서 공부하라는 취지이다.

박 전 총재는 지난달 31일 전북 김제 백석초등학교를 찾아 도서관 신축에 써달라며 5억 원을 기부했다. 박 전 총재는 한 달에 한 두 번 고향을 방문할 때마다 학교를 둘러봤고, 작은 도서실에서 아이들이 밤 늦게 까지 공부하는 모습을 안타까워했다고 김용규 교장은 전했다. 박 전 총재는 지난달 초 4억 원을 도서관 신축을 위해 기부했고, 31일 책을 구입하는 데 쓰라며 1억 원을 추가로 내놓았다.

1948년(20회) 졸업생인 박 전 총재는 이 학교와 인연이 남다르다. 1928년 박 전 총재의 부친이 학교 설립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당초 50여명으로 출발했던 이 학교는 한때 500여명이 다닐 정도로 큰 학교였으며, 지금은 학생들이 88명에 불과하다.

학교측은 김제교육청에서 추가로 지원받은 2억 원을 합쳐 총 7억 원을 들여 지상 2층 규모의 도서관을 신축할 예정이다. 1층에는 도서관을, 2층에는 80석 규모의 3D 영화관을 마련키로 했다. 학생들뿐 아니라 인근 청소년들의 공부방과 문화의 공간으로, 주민들의 사랑방과 회의장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김 교장은 "영화관 하나 없는 농촌지역에 3D영화관이 생기면 어린이뿐 만 아니라 마을 노인들과 부녀회원들도 큰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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