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 6인 소위의 사법개혁안을 두고 1일 국회에서 공청회 성격의 전체회의가 열리자 서초동 법조타운의 이목은 일제히 여의도로 쏠렸다. 특히 이날 회의는 이른바 6인소위 합의안에 대해 검찰과 법원이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자리여서 법조계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검찰과 법원은 이날 표면적으로는 관망하는 자세를 취했지만, 여전히 정치권의 사법개혁 논의에 대한 반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처음 6인소위안이 나왔을 때부터 검찰은 명확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고 현재까지 그 입장에서 변화된 것은 없다”며 “정치권의 움직임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지만 특별수사청 설치, 중수부 폐지 등에 대한 검찰 내부 여론은 여전히 좋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선 수사 현장의 검사들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재경 지검의 한 중간 간부는 “정치권의 논의를 우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검찰에 대한 접근방법 자체가 잘못된 것은 분명하다”며 “결국 6인소위안은 검찰의 전투력을 약화시키는 내용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불편한 심기는 2일 용인 법무연수원에서 열리는 전국 지검장 워크숍에서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원래 이번 워크숍에선 검찰의 미래, 유관 기관 간 원활한 협조 등 가벼운 주제가 논의될 예정이지만, 오후에 열리는 자유 토론 시간은 6인소위안의 중수부 폐지안 등에 대한 전국 지검장들의 성토의 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24, 25일 열린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 대법관 증원안 등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법원도 일단 정치권 논의를 지켜보자는 분위기지만,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법원의 한 고위 인사는 “법원장 회의를 통해 이미 우리의 입장을 밝혔으니 이젠 정치권에서 합리적을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말했다. 재경 지법의 모 판사도 “어차피 재보선 등이 시작되면 사법개혁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지지 않겠냐”며 “국민의 대표라는 사람들이 법원의 현실을 외면한 채 목소리만 높이는 모양새가 보기 좋지 않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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