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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여기는 독도' 온몸으로 체험한 우리땅 독도 거주 1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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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여기는 독도' 온몸으로 체험한 우리땅 독도 거주 1년의 기록

입력
2011.04.01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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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독도/전충진 지음/이레 발행ㆍ352쪽ㆍ1만5,000원

"독도가 어처구니없는 분란에 싸일 때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 옛날의 사람들은 독도에 어떻게 갔고, 무엇을 보았고, 그곳에서 무슨 고기를 잡아 어떻게 회를 쳐 먹었는지 등등 기록으로 남아 있었더라면 이런 험한 꼴은 당하지 않을 텐데 하는 그런 안타까움 말이다."

2008년 7월 일본이 중학교 '새 학습 지도 요령서'에 독도를 자기네 고유 영토라고 명기했을 때 한 대한민국 국민이 이런 마음으로 분연히 독도로 들어갔다. 대구 매일신문 기자인 전충진씨는 2008년 9월부터 1년간 독도에서 먹고 자며 체험한 독도 이야기를 <여기는 독도> 에 담았다.

사마천 황현 정약용을 생각하며 독도 생활을 감행한 저자는 독도 현장르포로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이 책이 한국의 실효적 지배를 뒷받침하는 최초의 증빙 자료가 될 것을 기대한다. 저자가 직접 본 독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생태, 묵묵히 독도를 지켜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다가온다.

"독도에서 낚시질은 욕심을 내지 않는다. 많이 잡았다고 뻐길 데도 없고, 못다 먹는 횟감은 나눠 줄 곳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한끼 반찬거리만큼만 잡을 뿐이다. 독도에서 속절없이 '자족의 도'를 배운다." 사배기 서너 마리를 잡으면 김성도 이장의"줄 걷어라"는 소리에 배를 돌리는 모습이 왠지 정겹게 다가온다. 처음에는 회 뜨는 일이 어설퍼 김 이장의 핀잔도 받았지만 3주일 가량 지나자 어느덧 숙달이 됐다고 한다.

독도에도 인터넷이 있다. 어업인숙소가 있는 서도에서 최근부터 가능한데 모뎀을 이용해 위성으로 연결하기 때문에 속도가 무척 느리다. 전기는 석유를 이용한 발전기로 해결하므로 발전기가 도는 낮에만 인터넷이 가능하다.

어느 날 모르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날아들었다. "뭐하나 물어 봅시다. 거기 독도에 정말 대나무가 있습니까." 왜 그러냐고 되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일본이 다케시마(竹島)라고 하니 궁금해서 그럽니다." 독도에는 현재 대나무가 없고, 과거에 대나무가 자랐던 흔적도 없다.

독도에서 가장 큰 군락을 이루는 식물은 땅채송화. 봄부터 가을까지의 식물상은 학자들이 기록해 놨지만 겨울나기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저자는 12월에서 2월까지도 푸른색 잎을 그대로 유지하는 겨울나기를 처음으로 관찰해 기록했다. 독도가 우리 땅임을 보여 주기 위해 역사책에 나오는 독도 관련 기록과 독도의 역사도 모았다.

일본인 친구, 아들과 딸, 대통령 앞으로 3개월마다 쓴 편지에는 독도를 바라보는 그의 절박한 심정과 그 나름의 해법이 담겨 있다. 그가 안타까워하는 것은 IMF 체제를 벗어나는 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신한일어업협정을 체결해 독도를 한국과 일본의 중간 수역으로 만든 것이다. 그는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신한일어업협정 종료와 독도 방파제 설치가 독도 수호의 기초라고 썼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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