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생들의 등록금 투쟁이 '개나리 투쟁'을 넘어서고 있다. 개나리 투쟁은 대학가에서 개강 직후 3월에만 반짝 진행하는 등록금 투쟁을 이른다. 기간만 늘린 게 아니라 학생총회 등을 통해 수업거부 등 구체적인 투쟁방식도 선보이고 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신입생 등록금 동결을 요구하며 필수 과목인 채플 수강 거부 운동을 벌인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31일 5년 만에 열린 학생총회에서 참가자 2,000여명 중 1,200여명의 찬성표를 얻어 4일부터 1주일간 채플 수업에 불참하겠다는 것이다. 기독교학교인 이대는 교칙상 채플 수업을 '훈련학점'으로 규정, 학부생의 경우 8학기를 수강해야만 한다.
류이슬 이대 총학생회장은 "이대는 다른 학교보다 등록금이 매우 비싼데도 올해 신입생 등록금을 2.5%나 인상했다"며 "6일 학교측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투쟁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30일 1,200여명의 학생이 모인 가운데 22년 만에 학생총회를 열고, 학교측 협상안을 거부하는데 합의했다. "등록금은 약 29억원 올리면서 장학금은 1억5,000만원밖에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식과 삭발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서강대 학생들은 7일 구체적인 공동행동을 결정할 예정이다.
동국대는 재학생 1,600여명을 대상으로 등록금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밖에 고려대 인하대 우석대 등도 최근 성사된 학생총회 의결을 토대로 구체적인 행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과 전국등록금네트워크는 2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대학생 등 1,000여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고, 정부에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반값 등록금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이행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행사에는 김상희 안민석 천정배 김영춘(이상 민주당), 권영길(민주노동당), 노회찬(진보신당) 등 전ㆍ현직 야당 국회의원도 참석했다. 이날 밤에는 고려대 민주광장에서 대학생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2011 새내기 콘서트'도 열렸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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