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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가드닝 - 내 손으로 키운 베란다 상추·고추…백악관 텃밭이 부럽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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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가드닝 - 내 손으로 키운 베란다 상추·고추…백악관 텃밭이 부럽지 않죠

입력
2011.03.31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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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풀리면서 들녘마다 향연(香煙) 같은 아지랑이가 피고, 땅도 제법 포시러워졌다. 이맘때면 어머니들은 호미로 화단 한 켠을 갈아 알뜰한 이랑을 돋웠다. 달력 종이로 귀하게 싸서 살강 귀퉁이에 꼬불쳐뒀던 씨앗들을 꺼내 한 낱 한 낱 고른 간격으로 심고 나면 집안 개구쟁이들을 불러 다짐을 받을 차례. "저긴 얼씬도 하지 마, 알겠지?!"

초가집을 없애고 마을 길을 넓히면서 화단을 시멘트로 덮은 뒤에도 어른들은 사과 궤짝이며 깨진 함지 할 것 없이 구해다 볕 좋은 마당이며 계단 난간, 옥상에 두고 섬 같은 흙 땅을 가꿨다. 거실 창에서 잘 보이는 곳에는 채송화 같은 키 작은 풀꽃과 봉숭아를, 멀찍이는 상추 쑥갓 가지 고추 모종을 심었다.

통계청 2010 인구주택총조사가 말해주듯 대한민국 전체 가구의 71%가 아파트나 연립ㆍ다세대 등 공동주택에 살게 된 지금도 흙과 땅에 대한 갈망은 여전해서, 집에서 가깝고 편의시설 좋은 주말농장 땅을 빌리려면 일찌감치 예약을 해둬야 한다. 또 아예 아파트 베란다나 볕 드는 다세대주택 거실에 적당한 크기의 화분을 장만해놓고 꽃과 야채를 가꾸며 보고 먹고 즐기는 시대가 됐고, 사람들은 그 달라진 형식에 걸맞는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 가드닝(Gardening) 푸드닝(Foodening) GIY(Grow It Yourself)다.

지난 해 출간된 (로그인 발행)의 저자 박희란씨는 베란다 채소밭이 좋은 이유로 관리가 용이하고, 겨울 농사가 가능하고, 자녀 자연교육 효과와 공기정화 기능을 기대할 수 있고, 감각적 만족과 함께 건강한 먹거리를 값싸게 누릴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무엇보다 큰 것은 성취감일 것이다. 거대한 자연의 기획에 가담했다는 데서 오는 은밀한 뿌듯함 같은 감흥.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양성기관인 까사스쿨의 플라워팀장인 허윤경 과장은 "전문 플로리스트가 되거나 꽃가게를 하려는 분들도 상추 쑥갓 정도의 채소를 실내에서 재배하는 요령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를 만나 '시티 파머(city farmer)'입문 요령을 들었다.

우선 흙이 필요하다. 노지의 흙을 써도 되지만 벌레가 생길 수 있고, 양분을 고루 충실히 갖추지않은 흙일 수 있으므로 실내에서 작물을 기르려면 소독된 배양토를 사서 쓰는 게 좋다. 토양에서 중요한 것은 빈 공간인 '공극'이다. 공극이 적당해야 물이 스미고 공기가 스민다. 너무 젖어있지도, 마르지도 않은 흙이 통기ㆍ통수ㆍ보수성이 좋다. 흙은 양재동 꽃시장처럼 대규모 화훼ㆍ화훼재료상가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경기 과천 남서울시장 화원단지에 가면 더 싸게 살 수도 있지만, 대량 도매거래만 하는 집이 많아 발품을 팔아야 한다.

화분은 분공(물빠짐구멍)부터 아래쪽으로는 배수성이 좋은 난석을 깔고 마사토-배양토(분갈이흙)를 채운다. 작물 특성에 따라 마사토와 배양토만으로 화분을 채워도 된다. 화분에 손가락을 마디 하나 정도 깊이로 꽂아봐서 말라 있으면 물을 줘야 하는데, 물을 줄 때는 분공으로 흘러나올 만큼 흠뻑 줘야 한다. 뿌리채소는 약간 건조하게, 열매 채소는 충분히, 잎 채소는 중간 정도 물을 준다는 원칙만 기억해두자.

초보자라면 손 덜 타고 어지간하면 알아서 잘 커주는 '착한'작물을 고르는 게 좋다. 상추나 방울토마토, 깻잎, 고추가 그런 작물이다. 예를 들어 상추는 심은 지 한 달만 지나면 따 먹을 수 있고 또 번식력도 좋아 가장 보편적인 가드닝 작물인데, 거실보다는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베란다가 좋다. 기온이 25도 이상 오르면 쓴맛이 강해진다. 방울토마토는 모종을 사서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둬야 한다. 곁눈이 생기면 잘라줘야 잘 자라며 키가 커지면 지지대를 세워줘야 한다. 거름을 너무 많이 주면 열매를 맺지 않는다.

허브는 하루 6시간 정도의 일조량만 확보되면 어디서든 잘 자라고 공기정화 및 아로마 효과도 있어 거실에 두는 것이 좋다. 잎을 뜯어 요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육류 요리에 많이 쓰이는 로즈마리,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라벤더, 샐러드나 후식에 많이 들어가는 레몬밤, 다양한 요리의 소스 재료로 쓰이는 민트 등이 실내에서 손쉽게 키울 수 있는 허브다.

흙 구하고 심고 제 때 물 주기가 번거롭다면 수경재배도 시도해볼 만하다. 금붕어 키우듯 수돗물을 하루 정도 재워 염소를 날려보내고 온도도 실온 정도로 맞춘 뒤 수용성 비료(혹은 액체비료)를 적당량 섞어주면 된다. 무스카리나 크로커스와 같은 구근식물이나 개구리밥, 물옥잠 같은 침수식물이 적당하다. 물이 줄면 역시 하루쯤 실온에서 재운 물을 수시로 채워주고, 비료는 월 1회 정도만 보충하면 된다. 수생식물은 직사광선에 약하므로 오래 햇빛에 노출하는 건 좋지 않고 용기 바닥에 벽돌이나 돌을 깔거나 수경재배용 하이드로볼을 넣어두면 통기성에 좋다.

점차 새로운 작물에 도전해보고, 책받침만한 면적이어도 자신만의 멋진 화원을 가꿔보는 것도 가드닝의 매력 가운데 하나다. 이런저런 책도 많이 나와있고, 전문 교육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 모종과 화기(화분) 등 재료 구매 정보

•남서울 화훼단지(과천시장)/ 헌인릉 화훼단지

분재 및 화기 도매시장이어서 소량 단품은 판매하지 않는 곳도 있다.

•심폴(www.simpol.co.kr)

분재, 화기 및 도구 부자재를 살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

•이레데코(02-504-6200)/ 세계화분자재(02-507-6151)

남서울화훼단지내 위치, 가드닝 관련 화분 및 부자재 구입

•덕산선인장(02-504-6433)/ 한라선인장(02-451-4338)

다육식물 구입 가능

•미리내농원(02-507-1027)/ 보라매농원(02-504-5038)

다양한 종류의 허브 구매가 가능하고 쌈채류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운강화원(02-503-6481)

난 구입. 단 포기(pot) 단위가 아닌 판 단위로만 판매

● 허브가든

준비물

난석: ㎏당 5,000원선

배양토: ㎏당 3,000원선

마사토: ㎏당 2,000원선

깔망: 1,000원(가로 33㎝x세로 27㎝)

모종: 애플민트 2,000원, 로즈마리 1,500원

1. 적당한 크기의 화기나 박스를 준비한다

2. 깔망과 난석을 깔아 배수층을 만든다

3. 배양토를 정반 정도 넣고 허브 모종을 자리잡아준다

4. 잎에 흙이 안 묻도록 배양토를 넣는다. 박스 높이보다 1~2㎝정도 낮게.

5. 물을 충분히 준다

● 수경재배

준비물

유리화기: 1만원대

모종: 물보라 개당 2,000원

하이드로볼 : 1봉지 7,000원

자갈/ 유리구슬: 1봉지 3,000원

1. 모종 뿌리의 흙을 모두 털고 흐르는 물에 씻는다

2. 물에 1~2시간 담근 하이드로볼과 자갈 돌을 준비한다

3. 화기 바닥에 2를 깔고 식물의 자리를 잡은 뒤 빈 공간을 채운다

4. 물을 붓는다.

● 미니정원

준비물

난석: ㎏당 5,000원

마사토: ㎏당 2,000원

배양토: ㎏당 3,000원

판이끼: 5,000원

모래: ㎏당 3,000원

모종: 무스카리 2개(1,500~ 2,000원)

타라 2개(1,500원)

종이꽃 1개(1,000원)

파나타 2개(3,000원)

1. 박스 바닥에 물빠짐 구멍을 뚫고 망이나 그물을 깔아 흙의 손실을 막는다

2. 난석을 깔고, 마사토와 배양토를 섞는다

3. 화초를 키우려면 바닥에 자갈을 깐 뒤 흙을 깔고, 야채를 키우려면 배양토를 넣는다

4 모종이나 식물을 알맞은 위치에 배치하면서 흙이나 자갈을 채운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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