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이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을 탈퇴, 대표회장 금권선거 파동으로 해체론까지 나오고 있는 한기총의 위기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한기총은 국내 개신교계 최대 연합기구로 개신교 69개 교단과 월드비전 등 20개 단체가 회원이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국제기아대책본부도 한기총 탈퇴를 심각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총 법률 고문을 맡았던 기독법률가회 소속 변호사들 역시 자문직 사임을 밝힌 상태다.
월드비전은 31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지구촌의 가난하고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섬기는 데 교회들과 협력할 필요가 있어 회원으로 가입했으나 수많은 후원자들이 한기총의 문제점을 거론하면서 탈퇴를 요구함에 따라 탈퇴하게 됐다”고 밝혔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개신교 시민운동 단체 모임인 ‘한기총 개혁을 위한 기독인 네트워크’는 앞서 22일 한기총 회원 단체들에 한기총 탈퇴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들은 한기총이 소수 대형교회의 이익을 대변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이권 집단으로 변질됐을 뿐 아니라 너무 타락해서 자정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체운동은 현재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와 블로그를 통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기총 해체를 촉구하는 토론회와 서명 운동도 4월부터 시작한다. 남오성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은 “건강한 의식을 가진 단체라면 한기총에서 나올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한기총 대표회장인 길자연 목사는 28일 법원 판결에 따라 직무가 정지됐다. 법원은 길 목사의 대표회장 인준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불법이라고 판단, 길 목사를 직무 정지시키고 법무법인 로고스 김용호 변호사를 직무대행자로 선임했다.
길 목사 측은 임시총회를 소집해 다시 인준을 받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길 목사의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던 이광선 전 대표회장 쪽은 재인준을 위한 임시총회 개최를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한기총 내분은 계속될 전망이다. 양측은 금권선거 폭로전으로 서로를 비방해 왔다.
오미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