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쿠바를 테러 명단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28일부터 사흘간 쿠바를 방문하고 이날 귀국길에 오르기 전 기자회견에서 카터 전 대통령은 “쿠바가 테러를 지원한다는 미국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 진실되지 않은 주장은 폐기돼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번 쿠바 방문기간 동안 수도 아바나에 머물며 쿠바 교도소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앨런 그로스의 석방을 위해 전ㆍ현직 국가평의회 의장인 피델ㆍ라울 카스트로 형제와 면담을 가졌으나 결국 뜻을 이루진 못했다. 그로스는 불법 통신기기로 쿠바 반정부 인사들에게 인터넷 접속을 제공한 협의로 2009년 12월 체포됐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문은 개인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지만 그로스가 이달 12일 쿠바법원에서 징역15년형을 선고받은 뒤 쿠바 정부의 초청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로스의 석방이 예상됐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방문 전부터 쿠바 당국자들은 그로스를 석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쿠바는 미국과 얼어붙은 외교관계를 녹이기 위해 나를 초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쿠바 압박정책이 양국간 외교관계를 단절하게 하는 원인”이라며 매서운 비판을 가했다. 그는 또 “50년동안 지속되고 있는 대 쿠바 금수조치를 해제하고, 간첩죄로 교도소에서 장기간 수감중인 쿠바인 5명도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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