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유임 로비' 관련 안원구-李의원 만남 주선 여부 조사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유임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이자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아들인 이지형(45)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대표를 소환 조사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최윤수)는 최근 이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2008년 초 안원구(51ㆍ수감 중) 전 국세청 국장과 이 의원의 만남을 주선했는지 여부를 물었다. 안씨는 "대선 직후였던 2008년 1월 한 전 청장의 부탁에 따라 잘 아는 사이였던 이씨의 소개로 국회 부의장실에서 이 의원을 만나 한 전 청장 유임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씨는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안씨를 이 의원에게 소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 역시 해당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안씨를 따로 만난 적이 없으며,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인사 청탁을 들어줄 수 있겠느냐"고 반박한 바 있다.
검찰은 또 한 전 청장이 2009년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미국에 체류할 당시 SKT와 현대자동차 등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자문료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한 전 청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현직 지방 세무서장 장모씨도 최근 재소환해 이 돈의 대가성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기업 자문료나 그림 '학동마을' 구입과 관련해 단순 심부름이나 전달자 역할만 한 것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러나 해당 기업들이 미국 체류 중이던 한 전 청장을 고문으로 위촉할 필요가 사실상 없다고 보고, 장씨 외에 국세청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나서 고문 계약 체결을 강요했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현재까지 한 전 청장에게 자문료 명목으로 거액을 건넨 기업은 SKT, SK에너지, 현대차 외에 주류업체인 K사와 J사, 전직 국세청 직원들을 임원으로 영입한 일부 주정업체 등 10여 곳이며, 건너간 돈은 모두 7억여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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