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조만간 기자회견 후속대책 발표영남 민심 달래기 방안 고심에 고심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됨에 30일 하루 종일 해당 지역 민심 달래기 방안을 부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김황식 총리로부터 평가 결과와 대책을 보고받으면서 마음이 무겁다는 심경을 직접 언급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 대통령이 총리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은 채 생각에 잠겼다"며 "자신이 내건 공약을 지키지 못하고 국익 차원의 어려운 결정을 하는 상황을 맞아 고뇌가 큰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략하게 언급했지만 조만간 평가 결과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후속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입장 표명 형식과 관련해 기자회견, 담화, 국민과의 대화 등 여러 형식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정부의 향후 대책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기자회견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아 기자회견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대선 공약이 물거품이 된 상황에서 국정 최종 책임자로 직접 매듭을 지어야 하는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분명한 어조로 국민들에게 사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허탈한 심정이 된 영남 민심을 달래기 위한 후속 대책 마련을 놓고 더 고민하고 있다. 청와대 참모들은 "김 총리로부터 대책들을 보고 받았지만 좀 더 검토한 뒤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후속 대책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후속 대책 발표는 논란의 마침표가 돼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생각이어서 정부 내에서 집중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관계자들은 "영남 민심 대책은 정공법 밖에 더 있겠느냐"고 말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선정할 때 대구∙경북 지역을 배려하는 방안 등은 이 대통령의 선택지에 없다는 것이다. 편법의 냄새가 나는 정치적 대응이 자칫 또 다른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그렇다고 손 놓고 사태를 방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자칫 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속 대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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