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민주 "국민 기만쇼" 선진 "갈등 제조기"…영남 기업 유치·과학벨트 분할론 경계도
야당은 30일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 백지화 발표에 대해 "또 한번 국민과의 약속을 어겼다"며 강력 비판했다.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이전에도 세종시 건설과 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 유치, 대학생 반값 등록금 등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잇따라 뒤집었다는 점을 정조준한 것이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 결과는 한편의 국민 기만 쇼를 보는 것 같다"며 "사람의 마음이 화장실 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지만 대통령의 공약이 그 같은 수준이 되어서야 하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신의를 저버린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고, 대통령의 권위는 조롱의 대상이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정부는 스스로 갈등제조기가 되었다"며 "대통령과 정부는 주요 대선공약을 하나씩 깨트리며 정치불신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누가 정치인의 공약을 믿으려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집권 3년이 넘었음에도 국민 다수가 반대한 4대강 사업만 강행했지, 국민에게 철석같이 약속하고 국민이 원하는 공약은 단 한가지도 이행된 것이 없다"며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해 국민의 눈과 귀를 현혹시킨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공항 백지화 대신 기업 유치나 과학비즈니스벨트 분할 등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반발 무마책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지방이 카드 돌려 막기 대상이냐"며 "이미 기업유치 카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백지화 논란 때에도 써먹었다가 국민에게 거부당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당 박 대변인은 "미래 과학한국의 기틀을 다지기 위한 과학비즈니스벨트를 도마뱀처럼 뚝뚝 잘라서 신공항 백지화 반발 여론을 땜질하는 데 사용하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차기 대선 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한 공세도 나왔다. 민주당 차 대변인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지역현안이 물건너갔음에도 찬반 어느 의견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올리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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