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남성 탈모 환자들은 다른 나라 남성보다 탈모치료에 관심과 의지는 높지만 정작 의학적인 탈모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광성 인하대병원 피부과 교수팀은 한국과 미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일본 등 6개국 604명의 남성 탈모환자를 대상으로 탈모 인식을 조사한 결과, 병원이나 약을 이용한 의학적 탈모치료에 대해 한국 남성의 인식도가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탈모 남성은 평균 4.2회의 자가 탈모치료를 한 뒤 병원을 찾았다. 이는 미국(3.4회), 스페인(2.6회), 독일(2.3회), 일본(3.1회), 프랑스(2.1회) 등 비교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였다. 특히 한국인 응답자 중 37%는 병원을 찾기 전 5회 이상 자가 탈모치료를 시도했다.
우리나라 탈모 남성이 시도하는 자가 탈모치료 방법으로는 탈모방지 샴푸와 한약 녹차물 한약재 등이 88%로 가장 많았으며, 레이저 탈모치료기기와 탈모방지 빗 등의 탈모 방지용품을 쓴다는 답도 23%였다. 반면, 약국서 판매하는 탈모치료제를 사용하는 비율은 28%에 그쳤다.
최 교수는 "자가 탈모치료에 의지할수록 적절한 시기에 병원을 찾아 탈모진단을 받고 효과적인 치료를 받는 시기가 점점 늦어진다"며 "남성형 탈모는 진행성 피부과 질환인 만큼 자가진단에 의지한 치료보다는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우영 경희대 의대 피부과 교수는 "현재로선 발모효과를 검증받은 남성형 탈모치료법은 의학적 치료법인 약물 요법과 모발 이식수술뿐"이라며 "탈모 초기환자는 먹는 탈모치료제 등의 의학적 치료를 3개월 이상 꾸준히 받으면 탈모 증상의 중단은 물론 발모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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