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시리즈'로 전락해 버린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지난 25일 동부-LG 1차전에서 강을준 LG 감독은 경기 도중 선수들을 코트에서 철수시켰다. 경기 후 강 감독은 "경기를 하기 싫었다"며 심판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삼성은 지난 29일 한국농구연맹(KBL)에 심판 설명회 개최를 요구했다. 28일 KCC와 2차전이 오심 투성이였다는 게 삼성의 주장이다. KCC 관계자조차 "보는 각도에 따라 그렇게(판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3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KCC의 6강 3차전. 경기 전부터 승패는 갈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전주 2차전에서 2차 연장 끝에 104-98로 승리하며 2연승을 챙긴 KCC의 마음은 이미 전자랜드와 4강전에 가 있었다.
반면 다 잡았다고 생각했던 경기를 놓친 삼성은 깊은 허탈감에 빠져 있었다. 한 삼성 관계자는 "심판 설명회를 통해 오심을 인정받았지만 결과는 달라질 게 없다. 마음 비우고 할 것"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2연승으로 분위기를 장악한 KCC는 1쿼터 막판에 전세를 뒤집더니 2쿼터부터는 여유 있게 리드해 나갔다. 2쿼터 종료 4분20초 전 강병현의 자유투 2개로 스코어는 20점 차(44-24)까지 벌어졌다. 삼성은 여러 선수를 기용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이미 승부의 추가 기운 뒤였다.
97-81 KCC의 승리. 3연승으로 6강전을 가볍게 통과한 KCC는 4년 연속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KCC는 정규시즌 2위 전자랜드와 내달 5일부터 4강전(5전 3선승제)을 치른다.
1, 2차전에서 1쿼터에만 9점을 몰아쳤던 KCC 추승균은 이날도 1쿼터에서 10점을 폭발하는 등 19점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또 '괴물' 하승진(22점 16리바운드)은 골밑을 장악하며 승리를 뒷받침했다. 하승진은 경기 종료 55초를 남기고는 프로 데뷔 후 첫 3점슛을 터트리기도 했다. 포인트 가드 전태풍은 23점을 올리는 '폭풍 활약'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프로농구 최초로 9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삼성은 높이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데다 판정 불운까지 겹쳐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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